고려아연 내달 23일 임시주총…표대결로 경영권 분쟁 결판(종합)
MBK·영풍측 '이사 14인 추가 선임' 표결…고려아연도 주주소통 안건 추가
최윤범측 vs MBK·영풍 지분 5% 격차…막판 매수 경쟁 및 우호세력 확보전
- 김종윤 기자,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최동현 기자 = 고려아연(010130)이 다음 달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다. 지난 9월 시작된 MBK파트너스·영풍과 경영권 분쟁이 이날 표 대결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표면적으로 최윤범 고려회장 측 지분이 MBK·영풍 연합에 밀리는 형국이지만 양측 모두 승리를 장담하긴 어렵다. 주주명부 폐쇄까지 최대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다음 달 23일 임시주총을 개최하기로 확정했다. 주총에서 권리 행사가 가능한 주주를 확정 짓는 주주명부 폐쇄일은 오는 20일이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날 '임시주총 소집의 건'과 '임시주총 권리행사 주주확정 기준일 설정의 건' 2가지 안건을 심의했다.
고려아연 측은 임시주총 개최가 불가피하다면, 최윤범 회장이 의장직을 맡은 채로 주총을 여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MBK·영풍 연합은 현재 서울중앙지법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의사봉은 MBK와 영풍 측에 넘어간다.
MBK·영풍은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 14명 추가 선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사회 장악 후 최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 교체를 추진하겠다는 계산이다. 집행임원제도 도입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됐다. 집행임원제도란 의사 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업무 집행만 전담하는 임원을 두는 제도다.
고려아연은 투자자·주주 소통 강화 방안과 소액주주 의사 반영을 위한 방안을 추가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해외 투자자를 위해 외국인 사외이사와 기업설명(IR) 전담 사외이사 임명 등도 안건으로 준비한다. 이와 같은 임시주총 안건을 확정하기 위해 추가로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측은 MBK·영풍이 제안한 이사 후보 중 일부에 상법상 결격 사유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상대방 측 인사의 이사회 진입을 최소화해야 경영권을 지킬 수 있어서다. 집행임원제도에 대해서도 경영 효율성 저하를 우려했다.
결국 양측은 이달 20일 주주명부가 폐쇄되기 전까지 지분을 최대로 끌어올려 표 대결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MBK·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다. 최윤범 회장과 우호 지분은 약 34.65%로 추정된다.
일단 최 회장 측인 영풍정밀은 지난달 400억 원의 규모로 고려아연 물량을 장내매수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금액은 고려아연 지분 약 0.1%를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우호 세력 이탈을 막기 위한 설득 작업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0월 고려아연 주가가 150만 원을 돌파할 당시 일부 우호 세력이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80만 원대로 주가가 하락하자 재매입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MBK파트너스 역시 4일 여의도 FKI타워에서 김광일 부회장이 참석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의 동의를 얻기 위한 주주환원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당사 경영진은 임시주주총회에서 장기적인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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