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는 됐고 이제 고성능차로…카레이스 도전하는 제네시스
내구레이스 도전장·티저 이미지 공개 이어 곧 모터스포츠 진출 선언
'정의선 집념' 모터스포츠, WRC 우승 결실…"제네시스 브랜드 가치 높아질 것"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제네시스가 모터스포츠 진출로 브랜드 '레벨업'에 나선다. 현대차(005380)가 양산차 기반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우승하며 브랜드 가치를 꾸준히 높인 것처럼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내구 레이스 '르망 데이토나 하이브리드'(LMDh)에 뛰어든다. 럭셔리 브랜드에 만족하지 않고 고성능 브랜드로 위치를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조만간 모터스포츠 진출 소식을 발표한다.
제네시스의 모터스포츠 진출은 이미 예고가 된 상태다. 지난 9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LMDh 도전장을 내밀었고, 지난달 말에는 레이스카 이미지를 살짝 공개하기도 했다. 올해 4월 미국 뉴욕에서는 브랜드의 고성능 라인업 '마그마'를 공개하며 모터스포츠 진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업계는 제네시스가 모터스포츠 진출을 통해 고급 차량을 넘어 성능까지 우수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을 노린다고 평가했다. 실내외 디자인을 통해 선사하는 우아한 감성을 넘어 주행 성능까지 잡겠다는 전략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마그마 공개 당시 "고성능은 럭셔리의 영역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부분으로 럭셔리 브랜드가 꼭 도전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제네시스 마그마는 새로운 챕터를 위한 넥스트 스텝"이라고 말했다.
LMDh는 유럽과 미국을 대표하는 양산차 내구 레이스인 르망 24시와 데이토나 24시 등에 출전하는 하이브리드 클래스다. 차량 중량 1030㎏에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 결합 최대 출력 670마력(500㎾) 등 규격을 적용하고 있다. 포르쉐, 람보르기니, BMW, 알핀, 캐딜락, 아큐라 등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다.
모터스포츠는 최근 현대차그룹이 공들이는 분야 중 하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도전 의지는 더욱 뚜렷해졌다. 정 회장은 부회장 시절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을 담당한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하며 모터스포츠 사업을 가속했으며 최근까지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정 회장은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과 모터스포츠를 계기로 두 번이나 만났다.
현대차는 2012년 WRC 재도전을 공언하며 모터스포츠 법인을 설립했다. 2014년부터 WRC 대회에 다시 등장했고, 2019년 처음으로 제조사 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에도 제조사 부문에서 우승한 데 이어 올해 WRC 재진출 10년 만에 드라이버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업계는 현대차가 10년간 꾸준히 WRC 대회에 참가하면서 수많은 기술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대회 참여를 위한 차량 개발과 노하우 등이 양산차에 적용되며 현대차의 내구성 등 품질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특히 N 브랜드 출범 이후 모터스포츠 노하우가 집약적으로 쌓였다. 현대차의 첫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이 대표적이다. 아이오닉 5 N은 출시 이후 고성능 전기차의 기준으로 자리 잡으며 세계 각지에서 인정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포뮬러1 등이 아닌 WRC 등 양산차 대회에 집중하고 있다"며 "제네시스 역시 같은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WRC 등에서 하이브리드 랠리카를 투입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처럼 제네시스 레이스카도 성과를 내면 브랜드 가치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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