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어 전자 계열사도…임원 승진 규모 전년比 32% '뚝'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 정기 임원 인사
3개사 임원 승진자 지난해 56명→올해 38명…불확실성·경기침체도 감안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2024.10.3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가 지난해 대비 임원 승진 규모를 30% 이상 줄였다. 앞서 삼성전자(005930)가 몸집을 줄인 만큼 이들 관계사의 승진 규모 축소가 예상됐었다.

2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006400)·삼성전기(009150) 등 전자 계열사는 이날 일제히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세 계열사 임원 승진자는 총 38명이다. 지난해(56명)보다 약 32% 줄어든 수치다.

삼성디스플레이 승진자는 총 16명(부사장 6명·상무 9명·마스터 1명)이다. 27명(부사장 10명·상무 15명·펠로우 1명·마스터 1명)이었던 지난해보다 40% 이상 줄었다.

승진 임원은 줄었지만 성장 잠재력을 갖춘 젊은 리더 발탁 기조는 이어갔다. 이번 인사에서는 기창도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FAB2팀장과 이호중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기획팀장 등 40대 리더들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SDI 승진자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에는 21명(부사장 6명·상무 15명)의 승진자를 배출했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12명(부사장 3명·상무 8명·마스터 1명)의 승진자만 나왔다.

'기술통'은 약진했다. 차세대 전고체 전지의 양산화 추진을 통해 기술 우위 선점을 주도한 박규성 상무, 전자재료 개발 및 사업 경쟁력 제고를 주도한 남주영 상무 등이 부사장으로 승진 발탁됐다.

삼성전기는 임원 승진 규모가 늘었지만 소폭 증가에 그쳤다. 부사장 2명, 상무 7명, 마스터 1명 등 총 10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지난해에는 8명이었다.

대신 설비 분야에서 임원급 기술전문가를 처음 발탁했다. 구경모 마스터가 선임됐다. 조직 내 다양성 확보를 위해 올해도 여성 임원(김태영 상무)을 배출했다.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임원 승진 규모 감축은 이미 예견됐다. 앞서 '맏형'인 삼성전자가 몸집을 줄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지난해(143명)보다 16명 줄어든 137명을 승진 발령했다. 임원 승진 규모가 140명 아래로 줄어든 건 2017년 5월(96명) 이후 7년 만이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었던 당시에는 정기 인사 시기도 밀린 바 있다.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실적 부진 등도 감안하면 승진 규모를 늘리기 어렵다는 게 재계 안팎의 견해다. 대신 미래 대비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엔지니어 출신'은 대거 승진자 명단에 올렸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