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라도 더" 다가오는 주총에 최윤범·MBK 막판 지분율 싸움

고려아연, 오늘 이사회 열고 임시주총 일정 최종 확정…1월 개최 가능성
지분 싸움 불 붙자 고려아연 주가 140만원 웃돌아…양측 모두 자금 부담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고려아연(010130)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는 최윤범 회장과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막판 지분율 싸움을 벌이고 있다. 곧 진행될 주주명부 폐쇄 전 지분을 늘리기 위해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임시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말 MBK·영풍 연합은 서울중앙지법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이후 지난달 법원은 고려아연 임시주총 소집을 위한 심문을 진행했다. 영풍은 늦어도 1월 16일 전에 임시주총이 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려아연은 MBK·영풍의 임시주주총회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럴 경우 최 회장이 임시주주총회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12명, 영풍·MBK 측의 경우 장형진 고문 1명이다. 하지만 법원이 영풍 측의 소집 요구를 인용할 경우 의장 역할은 MBK·영풍에 넘어간다.

다음 달로 임시주총이 확정되면 주주명부 폐쇄 시기는 이달 중하순이다. 통상 월말인 정기주주총회 주주명부 폐쇄보다 이르다. 양쪽 모두 짧은 시기에 지분을 늘려야 한다는 점은 공통 분모다.

이미 최 회장 측은 MBK·영풍의 임시주총 요구 이후 빠르게 움직였다. 최 회장의 특별관계자는 지난달 지분을 기존 17.05%에서 17.18%로 0.13%p 늘렸다고 공시했다. 최 회장의 작은아버지가 경영하는 영풍정밀이 1만5800여 주(0.08%), 최 회장의 모친 유중근 경원문화재단 이사장이 3000여 주(0.01%), 최씨 일가 회사로 분류되는 유미개발이 7200여 주(0.03%) 등을 확보했다.

추가로 영풍정밀은 지분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부터 400억 원 규모의 고려아연 주식 장내 매수를 시작했다.

MBK·영풍도 임시주총 요구 후에 장내 매수로 지분 1.36%를 추가해 39.83%까지 확대했다. MBK의 SPC(특수목적법인)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약 2059억 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28만2366주를 장내 매수했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우호 세력을 포함한 최 회장 측 지분은 35.5%다. 영풍정밀이 진행 중인 400억 원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고려아연 물량은 0.1% 수준이다. 아직은 MBK·영풍(39.83%)과 4%p 차이로 밀리는 구조다.

최종 캐스팅보트는 국민연금이 맡게 된다. 국민연금은 지난 9월 말 기준 고려아연 지분 7.48%를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측에 선다면 4% 차이는 뒤집힌다. 반면 경영권 분쟁 중인 한미사이언스와 마찬가지로 '중립'을 택할 경우 무게 추는 MBK·연합 쪽으로 기울어진다.

일단 양측 모두 주주명부 폐쇄 전까지 지분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수는 이달 들어 치솟은 고려아연 주가다. 80만 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단숨에 140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상당한 자금 출혈이 불가피하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