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잡은 中 BYD, 세계 5위 눈앞…"글로벌 지각변동 가속"
도요타·폭스바겐·현대차 '빅3' 속 BYD·지리 등 中 업체 판매 급성장
"현대차, 2위 폭스바겐 추월도 가속…10위권, 中 업체 더 늘 것"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지난 3분기(7~9월) 중국의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미국 포드를 제치고 전 세계 판매량 6위에 올랐다. 중국 지리(Geely) 역시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10위권에 들었다.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지각변동을 이끌고 있다.
3일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BYD의 올해 3분기 전 세계 판매량은 113만 대로 집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8% 급증했다.
BYD는 중국 시장을 넘어 유럽과 동남아, 중남미 시장에 빠르게 침투했다. 3분기에는 전 세계 6위를 차지하며 109만 대를 판매한 미국의 '빅3' 포드도 제쳤다. 5위인 스텔란티스(114만 대)와는 1만 대 차이에 불과했다.
지리도 3분기 전 세계에서 82만 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판매량 순위는 10위 닛산(79만 대)을 제치고 9위다. 3분기 글로벌 판매량 10위권 가운데 두 자릿수 판매 상승률을 보인 곳은 BYD와 지리, 두 곳뿐이다.
3분기 글로벌 판매량 상위 3개 업체는 도요타(273만 대), 폭스바겐그룹(217만 대), 현대차·기아(177만 대)로 예년과 같았다. 다만 세 업체 모두 판매량은 전년 대비 -4%, -7%, -3%씩을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4위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1년 전보다 9% 감소한 147만 대로 집계됐다.
한편 올해 1~3분기 누적 판매량 상위 5개 업체는 △도요타 719만 대(전년 대비 -7.6%) △폭스바겐그룹 616만 대(-2.5%) △현대차·기아 495만 대(-2.2%) △스텔란티스 412만 대(-9.5%) △르노-닛산 388만 대(-1.5%) 등이다.
이어 △GM 379만 대(-12.8%) △포드 305만 대(0.6%) △BYD 291만 대(35.6%) △혼다 280만 대(-1.8%) △스즈키 235만 대(5%) 순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테슬라는 전년 대비 5.7% 감소한 147만 대로 16위를, 지리는 34.4% 증가한 233만 대로 11위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완성차 업체 판매 성적표는 최근 업계의 지각변동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독일 폭스바겐을 중심으로 한 유럽 완성차 업체의 몰락, 유럽 시장 침체 속 중국 업체의 성장,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선전과 생산 차질에 따른 도요타의 판매 부진 등이 대표적이다.
한때 중국 최대 판매 업체였던 폭스바겐은 중국 상하이차(SAIC)와의 합작공장을 매각하기로 했고, 폭스바겐 브랜드 최고경영자(CEO) 토마스 섀퍼는 40억 유로 비용 절감을 위해 해고와 공장 폐쇄는 불가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드는 유럽 지역 직원 4000명을 2027년 말까지 감원할 계획이다. 이는 유럽 직원의 약 1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들어 유럽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판매를 늘리며 선전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3분기 북미에서 각각 30만 대, 19만 8000대 등 합산 49만 8000대를 팔았다. 1년 전(48만 5000대)보다 판매량 증가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차종인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비중이 늘며 수익성도 높아졌다.
업계는 내수 시장을 등에 업은 중국 전기차 업체의 지속 성장과 유럽 완성차의 부진, 미국에서의 글로벌 업체의 경쟁 격화 등으로 올해 전 세계 완성차 업체 순위 지형도는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도요타, 폭스바겐, 현대차 '빅3' 체제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폭스바겐의 정상화 속도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세계 2위 기록은 더 빨리 다가올 수 있다"며 "앞으로 10위권 내 중국 업체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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