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특수가스 사업 '헤쳐 모여'…효성티앤씨로 몰아주나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 검토…매각가 1조 거론
특수가스, 안정적인 실적 달성…이익 증가·생산 거점 다변화 효과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효성그룹 내 특수가스 사업의 노선 정리 가능성이 제기됐다. 효성화학(298000) 특수가수 사업을 계열사인 효성티앤씨(298020)가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어서다. 효성화학과 효성티앤씨가 각각 보유한 사업을 한곳으로 일원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전반적인 화학 업계 불황에서 알짜 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의지도 깔려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효성화학으로부터 특수가스 사업부에 대한 인수의향질의서를 수령하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특수가스 사업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쓰이는 삼불화질소(NF3)를 생산하는 부문이다. 효성그룹의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LG디스플레이(034220)·삼성디스플레이 등이다.
효성그룹의 NF3 사업은 효성화학(연산 8000톤)과 효성티앤씨(3500톤)로 양분돼 있다. 효성그룹은 지주사 전환 이전인 2000년에 들어서 국내에서 NF3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6년 중국 취저우에 NF3를 포함한 스판덱스·필름 공장을 세웠다. 지난 2018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중국 취저우 공장이 효성티엔씨 소유로 정리됐고 국내 NF3 공장은 효성화학이 맡게 됐다.
올해 효성화학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을 타진했다. 우선협상대상자와 매각을 추진했지만 지지부진하자 철회를 선회했다. 결국 기존 NF3 사업을 보유한 효성티앤씨와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효성그룹은 NF3 사업을 단일화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산이다. NF3는 전반적인 화학업계의 불황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알짜 사업이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 소재인 만큼 업황 부침이 적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효성화학이 재무개선 카드로 특수가스 사업 매각 카드를 꺼낸 이유다.
현재 NF3 생산능력은 SK스페셜티(1만 3500톤)가 글로벌 1위다. 효성티앤씨가 효성화학 NF3 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세계 2위 사업자로 발돋움한다. 연산을 확대할 경우 원가를 낮추고 거래선을 다변화할 수 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몸값은 1조 원 이상이다. 효성티앤씨는 보유한 현금과 일부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 기준 유동자산은 2조 238억 원이다. 이중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015억 원이다. 순차입금비율은 67.4%로 전분기(67.8%)와 비슷하다.
일단 효성티앤씨 실적은 상승세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5조 798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5조 7599억 원)와 비슷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44억 원에서 2283억 원으로 23.8% 개선됐다. 인수 이후에도 빠르게 재무 체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NF3 실적이 안정적이다. 효성화학 NF3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321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289억 원) 대비 2.5% 증가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약 200억 원이다. 인수 주체자가 내부 영업활동으로 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조건이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티앤씨가 효성화학의 NF3 사업부를 인수한다면 이익 증가 효과와 생산 거점 다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