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설' 화학군 메스 댄 신동빈…롯데케미칼 수장 1년 만에 교체
이훈기, 실적 부진 책임지고 용퇴…롯데정밀화학 대표도
'임원 30% 퇴임' 쇄신책…실적부진·재무리스크에 '결심'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내 화학사업군에 메스를 들었다.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데다 최근엔 대표 격인 롯데케미칼(011170)이 유동성 위기설까지 시달리는 상황에서 강한 개선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롯데그룹의 2025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화학군을 이끌었던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1년 만에 일선에서 물러났다. 후임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부문 이영준 부사장이 맡는다.
롯데 관계자는 "이 사장이 일선에서 용퇴한다"며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재임 시 추진했던 일부 인수합병과 화학군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롯데정밀화학(004000) 대표이사도 기존 김용석 부사장에서 정승원 롯데이네오스화학 전무로 교체됐다. 정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정밀화학 대표직을 수행한다. 롯데케미칼·정밀화학·알미늄·에너지머티리얼즈와 그 계열사들로 이뤄진 롯데 화학군은 최고경영자(CEO) 13명 가운데 10명이 이번 인사를 통해 교체됐다.
임원 역시 큰 폭의 세대교체가 단행됐다. 30%에 달하는 롯데 화학군 임원이 퇴임한다. 특히 60대 이상인 임원의 경우 80%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롯데는 "화학군의 대대적 쇄신을 위한 인사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훈기 대표는 2022~2023년 2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져 있던 롯데케미칼의 구원투수로 지난해 12월 등판했지만 1년 여만에 강판됐다. 재임 기간이 짧은 만큼 유임될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롯데케미칼의 적자 폭 확대로 신동빈 회장이 쇄신책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까지만 해도 1조 5000억원 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엔 누적된 적자로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롯데케미칼의 올해 3분기 누계 영업손실 규모는 6600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 3477억 원보다 크다. 2022년 영업손실 7626억 원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지 않다.
최근에는 롯데케미칼발(發) 유동성 위기설이 그룹 전체로까지 확산하면서 분위기를 전환할 필요성도 제기돼왔다.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특약 미준수로 채무불이행 위기까지 언급되면서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롯데정밀화학도 최근 실적 하락세다. 2022년 4043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올렸지만 2023년 1548억 원, 올해 3분기 누계 382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계속해서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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