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새 수장에 '기술통' 최주선…'트럼프 2.0' 초격차 승부

공학도 출신 경영자로 미주총괄 경험…북미 시장 대응력 확대
전고체·46파이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 개발 이끌 듯

최주선 삼성SDI 신임 대표이사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삼성SDI(006400)가 엔지니어 출신인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시기에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해 미래에 대비하려는 인사로 해석된다. 최 대표의 풍부한 북미 사업 경험도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새로운 수장으로 낙점된 배경으로 꼽힌다.

28일 삼성SDI에 따르면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최 신임 대표는 KAIST 전자공학 박사학위 취득 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미주총괄,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지낸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우수한 기술 전문성과 경영 능력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의 견고한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는 엔지니어 출신 경영진을 앞세워 치열한 기술 경쟁력에서 앞서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삼성SDI는 국내 업계 중 가장 빠르게 차세대 제품으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준비했다. 독자적인 무음극 기술로 업계 최고 수준인 900Wh/L(와트시/리터)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말부터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상용화 예상 시점은 2027년이다.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도 준비하고 있다. 46파이 배터리는 기존 2170(가로 21㎜·높이 70㎜)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4배, 출력은 6배 높다. 미국 테슬라를 포함한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SDI가 미국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최 대표 선임의 배경으로 해석된다. 다음 달 스텔란티스와 합작사(JV)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을 조기 가동한다. 연산 33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연산능력을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면 실적을 키울 수 있다.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으로 쌓아둔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북미 시장 대응과 공급망 확충 등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2.0 시대를 앞두고 최 대표의 역할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당선인은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할 때 얻는 7500달러의 보조금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추가로 미국 정부가 배터리 생산자에게 주는 보조금(AMPC) 혜택 폐지까지 거론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최 신임 대표는 그간 축적한 성공 노하우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혁신과 회사 가치 제고를 지속해서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