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복지와 생산성, 모두 충족하려면…농장동물 복지 토론회 개최

농장동물 복지 향상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
어웨어-동물복지국회포럼-송옥주 의원, 공동 주최

27일 농장동물 복지 향상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윤진현 전남대학교 교수가 '모돈(어미돼지) 복지 및 생산성 향상 위한 사육환경 연구'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농장동물은 복지 개선을, 축산 농가들은 지속 가능성을 모두 충촉할 수 있도록 목표를 잘 설정해야 합니다."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인 박홍근 의원이 '농장동물 복지 향상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27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는 동물복지국회포럼, 송옥주 의원과 공동으로 국회 의원회관 제10간담회의실에서 학계, 양돈축산업계, 동물단체, 정부, 국회와 함께 어미돼지의 복지 및 정책 수준을 점검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27일 농장동물 복지 향상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에 참석한 박홍근 의원이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박홍근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이제 농장동물의 복지는 외면할 수 없는 추세"라며 "정부 역시 흐름에 발맞춰 가야 하는 게 마땅하지만 옳은 방향으로 가는지, 적절한 속도인지 우리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 의원은 "6년 뒤 어미돼지의 스톨(감금틀) 사육이 금지되는데 축산농가들이 잘 따라올 수 있도록 그 접근 방법에 대해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는 '모돈 동물복지 문제 및 개선 방안'을 주제로 첫 번째 발제를 맡았다. 어웨어는 지난해 8개 농장에서 모돈과 포유자돈을 대상으로 동물복지를 평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축산농가에서 모돈의 군사 시설 시스템으로 전환 시 개체 간 싸움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걱정이 크다"며 "유예기간을 두는 것 외에 군사시설 시스템으로의 순조로운 전환을 위한 사양관리 방법 등 연구와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돼지 농장의 동물복지 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며 "돼지 동물복지 인증 농장의 확대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 농장동물 복지 향상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이형주 어웨어 동물복지문제연구소 대표가 '모돈 동물복지 문제 및 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모돈(어미돼지) 복지 및 생산성 향상 위한 사육환경 연구'를 주제로 발표한 윤진현 전남대학교 교수는 어미돼지의 분만 전 행동인 '둥지 짓기'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윤진현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분만 전 둥지 짓기 행동을 충분히 충족한 모돈일수록 혈중 옥시토신과 프롤락틴 호르몬 함량이 높았다. 해당 호르몬은 어미돼지가 새끼를 잘 돌보는 등 모성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다. 분만 전 둥지 짓기 행동을 많이 한 어미돼지가 낳은 새끼들에서 면역상태도 좋게 나타났다.

윤진현 교수는 "어미돼지에게 공간만 주어진다고 되는 게 아니라 결국 어미돼지의 스트레스를 줄여야 압사를 줄이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군사 사육에서 어미돼지들이 싸우는 것은 당연하다"며 "문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돼지들은 심각하게 오랫동안 싸워 상처도 많아지기에 돼지의 본성을 충족시켜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7일 농장동물 복지 향상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에 좌장을 맡은 천명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발제 후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이병석 한돈미래연구소 부소장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전중환 국립축산과학원 농업연구관 △임영조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장이 농장동물 복지 향상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좌장은 천명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가 맡았다.

이병석 한돈미래연구소 부소장은 "농가 입장에서는 사육 방법을 바꾸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며 "사육 두수가 줄게 되는 문제, 사양 관리 방법에 대한 정보 등 행정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농가가 손해 보지 않고 제도를 따라갈 수 있는 여러 장치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조희경 대표는 "20년 전만 해도 스톨 사육 아니면 돼지가 다 죽는다는 인식이 견고했는데 이제 많은 연구로 방법을 찾고 있다"라며 "동물자유연대는 소비자 인식 개선을 통해 산업계를 돕는 역할도 하는 만큼 시민 진영에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조 대표는 "정부의 축산 정책이 동물복지축산농장인증 개념으로만 동물복지를 끌고 가고 있는데, 동물복지가 축산 정책 전반에 적용될 수 있도록 정부의 과감한 조직변경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임영조 동물복지정책과장은 내년에 마련되는 제3차 동물복지 종합계획에 들어갈 농장동물 관련 정책들에 대해 소개했다.

임영조 과장은 "국립축산과학원과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실천 가능한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일반 농가에 보급하려고 한다"며 "이를 통해 동물복지인증 농장만이 아닌 일반 축산 농가들도 동물복지 측면에서 한발짝이라도 진전이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반 농가들이 벤치마킹 및 실습할 수 있고 국민들도 편하게 동물복지 축산이 어떤지 체험할 수 있도록 시범농장을 만드는 것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제3차 동물복지 종합계획에서는 농장동물, 실험동물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책적인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해피펫]

27일 농장동물 복지 향상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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