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림문화재단 기획전시 '화이트스페이스' 개최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수림문화재단은 2025년 2월 28일까지 '화이트스페이스'(White Space)를 수림큐브에서 연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 사회 현상에 주목하고,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수림문화재단의 주제 기획전시다.
재단 측은 전시와 관련해 "오늘날 모든 영역에서 '이동'과 변화가 급격하게 빨라지고 있는 만큼, 우리는 시공간이 바뀌는 순간을 지각하기 어려워졌다. '번역'을 어떤 언어가 다른 언어로 '이동'하는 시간이라고 한다면 번역 기술은 미래의 다른 언어가 도착하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우리는 어쩌면 언어들 사이에서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점차 잃어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라며 "화이트 스페이스는 일반적으로 공백을 뜻하는 단어로, 특히 그래픽 디자인에서 의도적으로 비어 있는 여백을 주어 시각적인 조화를 주는 기법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에서 화이트 스페이스는 관람객이 전시장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지속시키는 장소이자, 전시에서 ‘감각’의 방식이 여전히 가능한지 질문하는 공간이다. 전시는 수림큐브 전관에서 진행되며, 1층, 지하, 2층, 테라스, 옥상에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트스페이스에 참여하는 4인의 작가 김도연, 노혜리, 문이삭, 한진은 새로움과 속도에 천착하지 않되, 변주에 기대어 자신들의 '기술'을 고수하면서 감각을 확장한다. 이 방법론은 마치 번역이 다양한 문맥에서 달라지는 행위와 유사하다.
김도연은 개인의 경험이나 무의식의 심상을 설화와 우화 등의 이야기와 연결하고 중첩시켜 드로잉으로 표현한다. 얇은 장지나 캔버스에 세밀하게 그린 작가의 세필화를 보면 얼마나 긴 시간 작업에 몰두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노혜리는 이주, 가족사 등의 사적인 서사를 집단적 기억과 정서로 확장하면서, 사물, 몸, 그리고 언어를 조합하여 낯선 풍경을 만든다. 이번 전시에서는 설치작품과 연동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여 한국어와 영어를 오가는 파편적인 이야기로 작가의 경험을 전달한다.
문이삭은 직접 산과 강에서 채취한 흙, 물, 부유물 등의 자연물을 활용해 인공물(작업)로 변환시켜 작업하고 있다. 작가는 사물의 달라지는 위상을 고민하며, 조각의 조건을 다양한 조형 언어로 실험 중이다.
한진은 기억의 잔상에서 출발해, 명확하게 인식되지 않는 대상이나 사라지는 감각을 시각화해 주로 회화와 드로잉 작업을 하고 있다. 작업 과정에서 떠오른 장소와 대상을 찾아가서 실제로 그곳에 오래 머물고 응시하면서 체현한 감각으로 작업을 전개한다.
전시 기간에는 일반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전시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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