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에 자사주' 꼼수 비판에…HL홀딩스, 결국 무상출연 철회
"주주 우려 겸허히 받아들여"
- 금준혁 기자,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박승희 기자 = HL홀딩스(060980)는 26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공익 목적 자사주 무상 출연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고 밝혔다.
앞서 HL그룹의 지주사인 HL홀딩스는 비영리재단 법인을 설립해 자사주 47만 193주(약 160억 원 규모)를 무상 출연한다고 밝혔다. 총발행주식의 4.76%이자, 보유 자사주(56만 720주)의 84%에 달하는 규모다.
HL그룹은 체계적이고 규모 있는 사회 환원을 실현하고자 재단 설립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회삿돈으로 산 자사주를 재단에 무상으로 넘겨 백기사를 확보했다는 비판의 여론이 계속됐다.
대주주의 경우 재단을 통해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일반 주주는 재단에 돈도 안 받고 증자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유에서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 단체인 한국거버넌스포럼은 "재단법인을 통해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것은 칭찬받을 일이지만 출연은 상장사가 아닌 창업패밀리 자금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결국 HL그룹은 자사주 출연을 철회한 후 재단 설립 방식과 시기 등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김광헌 HL홀딩스 대표는 "그룹의 진정한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죄송하고 안타깝다"며 "주주들의 우려를 겸허히 받아들여 자사주 무상 출연 계획을 철회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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