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만한 항공권을 줘야죠, 충분히"…곧 사라질 마일리지에 울분
대한항공-아시아나, 3.5조 마일리지 고민…김포~제주 마일리지 특별기 편성
연말에 2년치 마일리지 또 소멸…마일리지 이벤트로 사용유도 안간힘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이 합병을 앞두고 마일리지 소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전히 미사용 마일리지가 3조 50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마일리지를 소진시키기 위한 양사의 고민도 계속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2월 28일과 30일, 내년 1월 1일 총 3일간 김포~제주 노선에 마일리지로 우선 발권할 수 있는 '마일리지 특별기'를 6편(840석) 운영한다.
아시아나항공도 12월 2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김포~제주 노선 총 56편 4500석을 마일리지 항공권으로 공급한다.
기업결합 이후 마일리지 통합안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합산 미사용 마일리지만 3조 5000억 원이 넘어가다 보니 우선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3분기 분기보고서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이연수익)는 2조 5542억 원, 9819억 원이다.
마일리지 소멸 위기에 놓인 승객들의 불만도 커진 상황이다. 2012년과 2013년에 적립한 마일리지는 올해 12월 31일에 만료된다.
당초 2019년에 마일리지 만료가 본격화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승객들이 마일리지 사용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고려해 유효기간이 여러 차례 연장됐다.
양사는 2008년부터 마일리지에 유효기간 10년을 설정했고, 연장 끝에 2010년과 2011년 적립한 마일리지가 지난해 연말에 처음으로 만료된 바 있다.
연말연초 선호도가 높은 시간대에 마일리지 항공권을 공급한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지만, 승객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당장 두 항공사가 공급하는 항공권이 국내선인 데다 공급좌석도 5000여 석 수준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항공권은 최고가와 최저가 내에서 다양한 조건에 따라 등급을 나눠 가격에 차이를 두는 방식이다. 그러나 공제되는 마일리지는 가격과 상관없이 고정이기 때문에 기왕이면 장거리에 마일리지를 쓰는 게 소비자에게도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평수기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장거리 노선 편도 항공권을 사기 위해서는 3만5000마일리지가 필요하다. 반면 대한항공 마일리지 몰에서 파는 반려동물 이동가방의 가격은 1만3000마일리지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정된 마일리지 항공권에 수요가 몰리고 고객 불만이 반복되는 것이다. 우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기존 제도 내에서 마일리지 소진을 최대한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항공권 구매 시 운임의 최대 30%까지 고객이 원하는 만큼 마일리지로 지불할 수 있는 복합결제서비스 '캐시 앤 마일스'를 활용하면 최대 2000마일리지를 환급해 주는 이벤트를 연말까지 운영 중이다.
지정된 서비스 노선에서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할 때 공제 마일리지를 할인해 주는 '보너스 핫픽'에 올해 신규 취항한 리스본, 마카오, 타이중 등이 포함됐다.
이같은 제도가 없는 아시아나항공은 수요일마다 신규 상품을 입고하는 '오즈웬즈딜즈' 마일리지 상품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다만 마일리지의 가치가 높은 숙박을 비롯해 대부분의 상품이 매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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