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뇨스 "현대차 CEO 임명 나도 놀라…'더 빨리·더 미리·유연히' 美 대응"

현대차 첫 외국인 CEO…LA 오토쇼 현지서 국내 언론과 첫 인터뷰
"韓서 70% 근무할 것…미국 생산·공급 '현지화' 확대·전기차 경쟁력 유지"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LA 오토쇼' 현대차 전시관에서 국내 언론과 첫 인터뷰 중인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무뇨스 사장은 지난 15일 현대차 창사 이래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현대차 제공)

(로스앤젤레스=뉴스1) 이동희 기자 = 1967년 현대자동차 창사 이래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대표이사로 선임된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호세 무뇨스 사장.

무뇨스 사장은 지난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신임 대표 내정 이후 처음으로 공식 무대에 섰다. 20일(현지시간) LA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현대차의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 9' 공개 행사였다. 바로 다음 날(21일) 개막한 LA 오토쇼서도 아이오닉 9을 타고 등장해 글로벌 미디어 앞에 섰다.

무뇨스 대표 내정자는 21일 LA 오토쇼 현대차 전시관 내 별도 공간에서 국내 언론과 첫 공식 인터뷰를 진행했다. 평소 개인 소셜미디어에 솔직한 입장을 밝혔던 무뇨스 사장은 1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첫 외국인 CEO 소감과 포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 계획과 중국 전기차의 도전 등 현대차가 맞닥뜨린 현안에 대해 자세히 얘기했다.

"첫 외국인 CEO 선임, 나도 놀라…너무 영광스럽다"

무뇨스 사장은 첫 외국인 CEO로 선임된 것과 관련, 본인도 많이 놀랐다고 했다.

그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항상 혁신을 추구하고 국적에 상관없이 성과를 내고,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며 "(첫 외국인 CEO 선임이) 너무 영광스럽고 또 겸손한 마음이며,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부회장이 될 장재훈 현 사장이 만든 전략이 잘 작동되고 있어 지속 실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무뇨스 사장은 정 회장이 CEO로 임명하면서 구체적으로 '한국 근무 시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 6년간 매달 한국에 갔다"며 "초기 한국과 해외 근무 비율을 말하자면 한국 70%, 미국 등 해외 30%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한국에 집무실도 있고, 치맥 피맥 소주 다 너무 좋아한다"며 "한국에서 근무하며 갖게 되는 챌린지(도전)는 갈 때마다 너무 많이 먹어서 운동을 많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LA 오토쇼' 현대차 전시관에서 국내 언론과 첫 인터뷰 중인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무뇨스 사장은 지난 15일 현대차 창사 이래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현대차 제공)

현대차 '빨리빨리' 더 고도화…'트럼프 2기' 유연한 생산·美투자 확대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에 '미리미리' 문화를 더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격변기를 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례적으로 산업적인 혼란이 있지만, 현대차의 빨리빨리 문화는 굉장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투자도 마찬가지"라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시작으로 자동차 관련 인센티브가 바뀔 수도 있고 안 바뀔 수도 있지만 현대차는 새로 설립한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현대차의 강점인 유연한 생산 체제를 빠르게 준비했고, 시장 여건 변화에 미리미리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현대자동차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 센터에서 개막한 '2024 LA 오토쇼'에 참가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 아이오닉 9 사진이 걸려있는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2024.11.22/뉴스1

현대차는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국 투자를 발표했고, 그 결과물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최근 완공 막바지에 다다랐다. 조지아주 서배너에 조성한 HMGMA는 당초 연산 30만대 규모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건설했으나, 전기차 수요 둔화 등과 맞물리며 하이브리드 모델도 함께 생산하기로 변경했다.

이와 관련, 무뇨스 사장은 "(HMGMA는) 내년 1분기까지 완공하고 준공식도 계획하고 있다"며 "현재 아이오닉 5는 이미 생산 중이며 아이오닉 9은 1분기 말 생산, 이후 1년 정도 뒤에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HMGMA에 도입하는 게 현재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가장 중요한 시장인 미국에 대한 투자 확대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무뇨스 사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다양한 시나리오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 "역내 투자와 현지화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HMGMA 하이브리드 생산, 수요 맞춰 조절…전기차 경쟁력도 유지

글로벌 완성차 업계 최대 화두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IRA 폐지 움직임에 대해서는 시장 수요에 맞춰 유연한 생산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무뇨스 사장은 "전기차 수요가 준다면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더 많이 생산할 것"이라며 "인센티브 등 챌린지가 계속 있겠지만,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브리드 투자를 늘리고, 내연기관차 생산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뇨스 사장은 전동화가 '다가올 미래'라면서 전기차 시장 경쟁력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오닉 9은 모든 트림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00마일 이상이며 북미충전표준(NACS) 포트가 탑재된 첫 모델"이라며 "시장 수요가 원하는 만큼 계속 따라주지 않을 수 있지만, 현대차는 다양한 채널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전기차와 전기차 기술이 지배적일 것"이라며 "배터리 비용 감소 등은 내연기관과 공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골드스테인 하우스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전동화 SUV ‘아이오닉 9’ 공개 행사에서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호세 무뇨스 사장이 신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4.11.21/뉴스1

中 전기차 위협에…고품질 앞세워 고객에게 최고 서비스 제공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에서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기술력 높은 제품을 앞세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더 똑똑하고 스마트하게 기술 개발을 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고객에게 최고 품질의 제품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유지·보수 등 다양한 측면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지난 6년간 핵심 딜러 전략인 'FBB'(Fewer(적게 쓰고)·Bigger(더 크게)·Better(더 잘))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며 "중국산 제품 구매 고객이 만족 못 할 수 있어, 고객에게 최고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노력해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또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 PHEV, 수소전기차(FCEV) 등을 내놓으면서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도전도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성장을 위해서는 이러한 기회를 계속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LA 오토쇼' 현대차 전시관에서 국내 언론과 첫 인터뷰 중인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무뇨스 사장은 지난 15일 현대차 창사 이래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현대차 제공)

"웨이모에 로보택시 공급, 일회성 아냐…GM 협력, 곧 구체적 내용 발표

무뇨스 사장은 제너럴모터스(GM), 웨이모 등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와 협력을 더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웨이모와 최고의 최첨단 로보택시를 출시하려 준비 중으로 곧 차세대 로보택시 차량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웨이모와 협력은 앞으로 2년뿐이나 일회성이 아니라 앞으로 지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GM과의 협력에 대해서도 "두 회사가 가지고 있는 생산 능력을 더 잘 활용해 차량을 공급하고 전동화 차량 기술을 공유할 것"이라며 "구매 분야 볼륨 효과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곧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두 회사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