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도 하자" 나섰던 LPG업계…트럼프 '이 말'에 가슴 설렌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필요성에 SK가스·E1 등 LNG사업 투자 확대
트럼프 "드릴 베이비 드릴"…LNG 시장 호황시 원가구조 개선·실적 개선

SK울산 북항의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6번 부두 전경.(SK가스 제공)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해 온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업계가 '트럼프 시대'를 맞아 실적에 날개를 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가스는 이달 중순 울산 북항에서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준공식을 개최했다. KET는 SK가스와 한국석유공사가 1조 2000억 원을 공동 투자해 설립한 합작사다.

국내 유일 LNG 및 석유제품(CPP) 복합 에너지터미널로 건설된 KET는 지난해 12월 석유제품 저장시설 완공에 이어 지난 6월 LNG 저장시설을 완공해 4년간의 공사를 마무리했다.

현재 건설 중인 3번째 탱크까지 완공되면 KET는 LNG 405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게 된다. 향후엔 KET 배후부지 내 탱크까지 활용해 LNG 저장 탱크를 6기, 720만 톤까지 늘려 LNG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SK가스는 KET와 함께 LNG·LPG 겸용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인 울산GPS(UGPS) 준공에 막바지 열을 올리고 있다. UGPS는 연말 상업 가동을 개시할 예정으로 발전 용량은 원전 1기와 맞먹는 1.2기가와트(GW)다. 전력 생산에 필요한 연간 80만 톤 규모의 LNG는 KET에서 공급받는다.

SK가스는 LPG 사업이 전체 매출의 99%를 차지할 정도로 높아 매출 구조 다각화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공공재 성격이 강한 LPG 가격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한 편인 데다 수요가 꾸준히 줄고 있어 LNG 사업 확장을 서두르게 됐다.

또 다른 LPG 업체인 E1 역시 같은 이유로 LNG 사업에 손을 뻗고 있다. 올해 들어 평택 LNG발전소를 운영하는 평택에너지서비스를 인수했으며, 여수 산단 내 LNG 집단에너지사업 허가권을 갖고 있는 특수목적법인 여수그린에너지도 인수했다.

LPG사들의 LNG 사업 확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기대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 화석연료 생산·수출 확대를 내건 트럼프 재집권으로 LNG 시장이 호황을 맞이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의 '드릴 베이비 드릴' 정책은 글로벌 LNG 공급량 증가 사이클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고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 하락을 기대할 수 있다"며 "국내 산업은 단기적으로 원가구조 개선 효과가 두드러지고, 중장기적으로 미국산 물량 확대로 LNG 직도입 발전 및 트레이딩 사업 기회가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LPG 업계에 대한 증권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가스의 올해 전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3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도에는 3978억 원으로 70% 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말 KB증권은 SK가스의 목표 주가를 기존 19만 2000원에서 23만 원으로 상향했다. 이달 들어 하나증권과 iM증권은 22만 원에서 각각 24만 원, 25만 원으로 올렸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SK가스는 울산GPS 상업가동 효과로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50% 증가할 전망"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미국 LNG 가격이 하향 안정화하면 미국산 LNG를 직접 조달해 투입하는 민자발전소에는 운영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대외적 여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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