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캐즘+中공습' 맞서 사업재편 가속
창립 이래 첫 외부인사 CEO로 6년 재직…구광모 신뢰에 임기 이어가
석유화학·첨단소재사업본부장 교체…신성장동력 준비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신학철 LG화학(051910)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리를 지키고 사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낸다. 시황 부진에 빠진 석유화학 위기를 극복하고 스페셜티(고부가가치)와 전지소재 투자 활동에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새롭게 바뀐 석유화학·첨단소재 사업본부장과 중국의 공급과잉 및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리스크 대응력 키우기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2025년 LG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유임됐다.
신 부회장은 지난 2018년 말 3M 수석부회장에서 LG화학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LG화학의 1947년 창립 이후 첫 외부 CEO(최고경영자)라는 사실에 주목받았다.
이번 LG그룹 인사를 앞두고 실적 부진을 겪는 LG화학의 대표 거취에 관심이 집중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쇄신보단 안정에 무게를 두고 신 부회장의 유임을 택했다. 최근 스페셜티와 양극재 등 전지소재로 사업 무게추를 옮기는 경영 전략 방향에 신뢰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사업본부장에 변화를 줬다. LG화학 사업본부는 크게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으로 나뉜다. 이중 석유화학·첨단소재 사업본부장이 교체된다.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김상민 ABS사업부장 전무가 맡는다. 첨단소재본부장엔 김동춘 전자소재사업부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이동한다. 신 부회장은 이들과 새롭게 호흡을 맞추고 사업 체질 개선을 주도한다.
우선 적자를 기록중인 석유화학사업 재편이 시급하다. 올해 3분기 누적 석유화학 부문 영업손실은 370억 원이다. 중국의 저가 물량이 시황 회복을 가로막고 있어서다.
신 부회장은 꾸준하게 사업 재편을 시도했다. 지난 3월 석유화학 원료인 SM(스티렌모노머)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이어 전남 여수 공장의 범용 제품인 PVC(폴리염화비닐) 라인 일부를 스페셜티(고부가가치)인 '초고중합도 PVC'로 전환하기로 했다.
추가적인 사업 정리 가능성도 열려 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석유화학 자급률을 끌어올린 만큼 과거와 같은 캐시카우 역할은 어렵기 때문이다. 여수 NCC(나프타 분해시설) 2공장이 매각 매물로 꾸준히 거론되는 배경이다.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인 첨단소재사업에서도 빠르게 성과를 내야 한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미국 테네시에 연산 6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착공했다. 투자비는 약 2조 원으로 2026년부터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문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과 트럼프 2기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 혜택이 사라지면 북미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사업 안정성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완성차 업체 GM(제너럴 모터스)과 약 25조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는 성과를 냈다.
LG화학 관계자는 "사업환경 변화에 따라 조직별 R&R(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할 것"이라며 "신성장동력 중심의 미래 준비 가속화에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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