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전구체 이어 국가핵심기술 또 신청…"MBK 엑시트 봉쇄"

안티모니 제련·헤마타이트 공법 2건 신청서 제출
"핵심기술 지정 땐 국내외 매각 난항…출구 전략 막겠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했다 2024.11.1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고려아연(010130)이 이차전지 원천기술에 이어 전략광물자원인 '안티모니 제련 기술'과 아연 제련 독자 기술인 '헤마타이트(Hematite) 공법'에 대해서도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추진한다. 고려아연의 경영권 인수를 시도 중인 MBK파트너스의 출구 전략을 옥죄겠다는 전략이다.

고려아연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해당 2건의 제련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정부는 고려아연이 지난 9월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신청한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을 11월 18일 승인한 바 있다.

추가 신청한 2건은 가입 침출 기술을 활용한 황산아연 용액 중 적철석(헤마타이트) 제조 기술'과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이다. 헤마타이트 기술은 아연 제련 과정에서 철을 경제적·효율적으로 회수하는 고유 기술이다.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은 기존 건식 제련법에 비해 제조 원가를 60% 낮출 수 있다.

고려아연이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연달아 추진하는 것은 MBK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에 차질을 가함으로써 현재 진행 중인 경영권 인수 시도를 막겠다는 의도다.

고려아연은 신청서에 "방위 산업과 첨단 기술 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희소금속인 안티모니의 특성과 중국의 안티모니 전략 자원화 정책 등을 감안할 때 해당 기술의 해외 유출은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적었다.

MBK는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해 기업 가치를 올린 뒤 지분을 팔아 수익을 내는 바이아웃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20조 원에 달하는 고려아연의 몸집을 고려할 때 회사를 인수할 국내 기업이 마땅치 않고,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해외 매각도 쉽지 않다는 게 고려아연의 계산이다.

특히 고려아연의 사업 전반에 걸친 기술들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MBK·영풍이 사업이나 계열사, 자산을 분할해 매각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고려아연은 보고 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