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적대적 인수 막겠단 생각에"…MBK·영풍 "경영권 방어 시인"
崔 "유상증자는 진짜 실수…회사·주주에게 좋다는 확신에 갇혀"
MBK·영풍 "유상증자가 경영권 방어 도구라는 것 자인…법 위반"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은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기간 중 2조5000억 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가 철회한 것과 관련해 "진짜 실수였다"(one real mistake)고 밝혔다.
최 회장은 20일 보도된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상증자에 대해) 사과를 했고, 앞으로도 필요한 만큼 사과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적대적 인수 시도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고, 그것(유상증자)이 회사와 주주, 임직원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좁은 시야에 갇혀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MBK·영풍의 경영권 인수 시도가 "예고 없이(no warning) 시작됐다"고 말했다. MBK·영풍이 경영권 인수 이유 중 하나로 거론한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선 "(지배구조는) 탄탄하다"(robust)라고 반박했다.
최 회장은 조만간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사외이사에게 의장직을 넘길 것이라고 공언한 것과 관련해선 "새로운 이사회 의장 후보자 명단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후보군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TV는 전했다.
MBK·영풍과의 대화 의지가 있다는 점도 거듭 밝혔다. 최 회장은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대화할 의향이 있다"며 "그들(MBK·영풍)이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기꺼이 듣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일 기자회견에서도 장형진 영풍 고문을 향해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허심탄회하게 상의드리고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 회장은 더 강한 대중(對中) 견제 기조를 내세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으로 신사업인 '트로이카 드라이브'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더 강경할 것"이라며 "미국이나 유럽이 비(非)중국산 니켈을 찾을 경우 후보군 명단은 아주 짧을 것이며 그 맨 위에는 고려아연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MBK·영풍은 최 회장이 국내외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일반공모 유상증자가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기획한 것임을 자인했다고 비판했다. 당초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목적으로 △관리종목 지정에 따른 투자자 피해 방지 △재무구조 안정화 등을 내세웠는데, 실제 목적이 이와 배치된다는 것이다.
MBK·영풍은 최 회장이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만약 이러한 유상증자 철회를 통해서 필패가 예상됐다면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이것(유상증자)을 더 추진해 볼 생각이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최 회장의 발언은 일반공모 유상증자가 최대주주인 MBK·영풍과의 지분율 대결을 위한 도구로 사전에 계획됐음을 반복적으로 시인한 것"이라며 "중요한 사항에 관해 거짓의 기재를 하는 허위 공시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를 위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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