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원 확정" 트럼프 취임 전 끝낸 TSMC…삼성·SK 보조금은 언제
美 상무부, 애리조나 공장 짓는 TSMC에 66억불 지급 확정 발표
바이든, 퇴임 전 칩스법 성과 의지…삼성·SK, TSMC보다 준공 늦어 변수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미국 '반도체와 과학법'(칩스법)에 따른 66억 달러(약 9조2000억 원) 보조금을 확정받으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보조금 지급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공장 건설 속도가 TSMC보다 늦은 점은 변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각) TSMC 애리조나 법인에 66억 달러의 칩스법 자금 지원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보조금은 TSMC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총 6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3개의 공장 건설을 지원하는 것이다.
내달 초 준공을 앞둔 1공장은 내년 1분기 중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2공장에서는 2028년부터 2나노 공정 기술을 채택한 웨이퍼를 양산하고, 3공장은 2나노 이상 첨단 공정을 적용할 전망이다.
칩스법은 미국에 반도체 제조 시설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과 저리 대출,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한다. TSMC를 비롯해 인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정부와 보조금 예비각서를 체결했다. 실사를 거쳐 보조금이 확정된 사례는 TSMC가 처음이다.
TSMC로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 불확실성을 해소한 것이 긍정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전 인터뷰 등을 통해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도둑질했다'고 비난했고, 칩스법을 "너무 나쁜 거래"로 규정한 바 있다.
특히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의 관세를 인상하면 보조금 없이도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것이라면서 보편 관세 10~20% 및 대중국 관세 60% 부과를 공약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이후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추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 유치와 그에 따른 일자리 창출을 업적으로 남기기 위해 퇴임 전 보조금 협상을 마무리 짓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성명에서 "TSMC 애리조나 공장은 미국 역사상 그린필드 프로젝트에 대한 가장 큰 외국인 직접 투자이고, 10년 내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바이든 대통령 퇴임 전 보조금이 확정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TSMC보다 미국 공장 준공 및 양산 시점이 늦다.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 일대에 건설 중인 공장은 2026년부터, SK하이닉스 인디애나주 공장은 2028년부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64억 달러(약 8조 8000억 원), 4억5000만 달러(약 6200억 원)의 보조금을 약속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공장 운영 로드맵을 심사하고, 준공 시점을 고려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정부의 의지가 작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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