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한국을 꿈꾸나"…SK 최종현 뜻 이은 석학들 머리 맞대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년 심포지엄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빌딩에서 '대한민국은 어떤 미래를 꿈꾸는가-혁신적 품격사회로'를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15일 밝혔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인재보국(人才報國) 정신을 담아 1974년 설립했다. 지난 50년간 952명의 박사 학위자를 배출하고, 해외유학장학제도, 대학특별장학제도, 한학연수장학제도 등을 운영하며 5000여명의 인재를 길러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최병일 한국고등교육재단 명예사무총장, 이재열·정혁·송지연·조인영 서울대 교수, 김선혁 고려대 교수, 송의열·하상응 서강대 교수, 이숙종 성균관대 교수 등 재단 출신 석학들이 참여해 △지난 50년 한국 △예상되는 미래 △향후 50년 후 바람직한 미래 모습 △미래를 위한 개혁 과제 등을 논의했다.
정치 세션 발제자로 나선 송지연 교수는 "1987년 이후 한국은 성공적이고 안정적인 민주화를 이뤘지만, 민주화 이후에도 과도한 권력 집중과 제도적 부정합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치 양극화와 대결적 민주주의로 인해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비전에 기반한 의사결정보다는 근시안적 행동을 추구하는 국가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한국 정치의 바람직한 미래상으로 △장기적인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있는 거버넌스 구축 △대화와 타협을 통한 민주주의 운영 △정치 규범과 규칙이 형성되고 이에 대한 존중 △소수 정치인들이 이익을 대변하는 카르텔 정당에서 국민들의 삶의 문제를 논의하는 정당으로의 전환 등을 제시했다.
하상응 교수는 "민주주의 국가가 겪고 있는 양극화와 혐오는 본인만 맞고 다른 사람을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태도에서 출발한다"며 "정치의 기본은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음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세션 발제자로 나선 정혁 교수는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면 다양한 차원의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면서 "발전 시대가 쇠락 시대로 전환될 경우 중진국 함정을 극복한 한국이 '선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바람직한 미래 경제의 3대 원칙으로 △기술 및 제도 혁신을 통한 생산성 주도 성장이 기반한 경제 △장기간 지속 가능한 발전 경제 △사회적 공감에 기초한 상생 발전 경제를 강조했다. 양극화와 장기침체 극복을 위한 해법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개발 △연금제도 구조개혁 △이민제도 구축과 체계적 초청 이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연계 국제 파트너십 구축 등을 제안했다.
사회·정부 세션 발제자로 나선 조인영 교수는 우리나라가 '품격 있는 사회'로 진입하기 위해선 온라인 숙의 포럼을 도입해 토론 결과가 정부 정책으로 실현되고, 정부의 NGO(비정부기구) 재정 지원을 위한 독립적인 제3기관을 설립해 당파에 흔들리지 않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심포지엄을 총괄한 이재열 교수는 "한국 사회가 국민 소득은 높아졌지만 국민의 행복감을 떨어지는 풍요의 역설, 정치 냉소가 심화하는 민주화의 역설 등이 혼재돼 있다"며 노동시장의 과감한 유연화와 선거 규칙의 개혁, 정권으로부터 독립된 공론화위원회와 시민참여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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