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자사주 1.4% 활용 미정…사외이사 협박한 MBK에 유감"

"사외이사들에 '배임' 거론하며 협박성 내용증명"
"지분격차, 판 흔들 수준 아냐…국민·주주들과 함께 승리 확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철회 및 이사회 의장 사퇴를 밝히고 있다. 2024.11.1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박종홍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은 13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기보유 중인 자사주 1.4%를 활용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현재 상황에서 1.4% 자사주를 어떤 식으로 사용할 것인지 전혀 결정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겨 의결권을 부활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냐'는 질문에 "이게 왜 자꾸 논란이 되는지 의아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올해 초 1500억 원 정도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이사회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고, 매입이 완료된 상태"라며 "매입 당시 공시한 바로는 임직원 평가 보상 및 소각 등 목적으로 매입이 됐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러한 '자사주 활용론'이 거론되는 과정에서 MBK-영풍측의 행태를 강력 비판했다. 최 회장은 "자사주 1.4% 추측성 기사가 나오고 동시다발적으로 우리 사외이사들에게 '만약 이사회에서 1.4% 자사주에 대해 뭔가 할 생각이면 조심해라, 배임일 수 있다'는 협박성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10월30일 이사회에선 전혀 1.4% 자사주 처분 건이 의논된 바 없다"면서 "억측뿐 아니라 그 정보가 미리 사전에 적법하지 못한 방법으로 시장에 배포되고, 잘못된 방법으로 퍼진 정보를 통해서 여러 왜곡이 발생하는 등 주가 불안정성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MBK-영풍이 지분율을 39.83%로 끌어올리면서 지분율 격차가 5%포인트(p) 안팎까지 벌어졌다는 관측에 대해선 "추측성 기사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임시 주주총회에서의 캐스팅보트, 즉 고려아연의 방향과 경영권에 대해 최종적으로 결정해 주실 분들 (지분) 규모와 독립성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크게 판을 흔드는 상황은 전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우리의 경쟁 대상이 MBK와 영풍이라면 저는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MBK가 거대한 사모펀드이고, 그 사람들이 못 하는 것이 없다고 자타공인하더라도 대한민국 국민과 고려아연 주주들이 함께 모여 결정한다면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