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내일 이사회서 유증 안건 논의…시장 우려에 철회 가닥

금융감독원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에 부담 느낀 듯
"투자자 우려와 당국의 정정 요구 예상 못했다" 사과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최동현 기자 =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의 경영권 인수 시도를 방어 중인 고려아연(010130)이 오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관련 안건을 논의한다. 금융감독원의 압박과 시장 우려를 고려해 철회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IB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13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지난달 고려아연은 373만 2650주를 일반공모 방식을 통해 유상증자하기로 의결했다. 기존 발행 주식 총수인 2070만여 주의 18.03%에 달하는 물량이다. 주식 수를 늘려 MBK·연합의 지분을 희석하고 자금을 확보하려는 판단이었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당시 금감원은 "유상증자 추진 경위 및 의사결정 과정, 주관사의 기업실사 경과, 청약 한도 제한 배경, 공개매수신고서와의 차이점 등에 대한 기재가 미흡한 부분을 확인했다"며 "투자 판단을 위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도록 보완 요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고려아연은 주주들에게 사과를 표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유통 물량 증가, 주주 기반 확대로 분쟁 완화와 국민기업 전환을 도모하려고 했었던 것"이라며 "시장 상황 변화와 투자자분들의 우려, 당국의 정정 요구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고려아연은 이사회에서 유상증자 철회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감독의 압박뿐 아니라 시장 혼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미 금감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이후 사외이사 7명만 참여하는 별도 모임을 만들어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주주 및 시장과 당국이 우려하는 지점에 관해 토론했다. 사외이사 모임은 지난 주말(9~10일)에도 주주 및 시장 전문가들을 여러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