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기업 부진 심상찮다…상반기 매출, 코로나 이후 첫 감소

2020~2024년 상반기 수출·내수기업 실적 분석…내수기업 매출 증가율 -1.9% '역성장'
영업이익으로 이자 못 갚는 취약기업 44.7% 최대…기업 투자도 올 들어 감소

서울 종로의 한 대로변 건물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2024.7.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올해 상반기 내수기업의 매출액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감소로 돌아섰다. 수출기업의 경우에는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매출액 증가 폭이 크게 떨어지는 이른바 '착시효과'도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3일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법인 814개사의 경영성과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2020년부터 2024년 상반기 매출액을 수출·내수 실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비금융업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상반기 분석 대상 기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수출기업의 매출액 증가(13.6%) 증가에 따른 것이다. 내수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2020년 이후 첫 마이너스(-1.9%)를 기록했다.

내수기업의 수출 부문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3.7% 증가했지만, 내수 부문 매출액은 2.4% 줄어 전체 매출액 감소를 주도했다.

매출액이 감소한 내수기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지주회사(-17.6%) △도소매업(-6.5%) △전기·가스·증기·공기조절 공급업(-5.5%) △제조업(-1.1%) 순이다. 가장 많이 매출액이 감소한 지주회사는 자회사 실적 부진에 따른 배당 감소, 도소매업은 소비 부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출기업 매출은 상반기 13.6%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 감소(-7.3%)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를 빼면 상반기 매출액은 5.9%로 줄어든다. 이런 착시효과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상반기 7.4%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2.2%)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 관련 비용(매출원가+판관비) 비중은 지난해 97.8%로 2020년 이후 최대치였지만, 올 상반기는 92.6%로 떨어졌다. 내수기업은 올해 들어 매출액이 줄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한 '불황형 흑자' 형태를 띠었다.

기업들의 비용 절감 노력에도 상반기 취약기업 비중은 2020년 이후 최대였다. 취약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을 말한다. 취약기업 비중은 2021년 33.8%였지만 2023년 42.8%, 올해 상반기 44.7%로 해마다 늘었다.

상반기 기업 투자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8.3%)해 경제 전반의 성장 동력이 위축될 우려가 커졌다. 전체 기업의 투자 증가율은 2020년에도 플러스(16.9%)를 기록한 바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글로벌 경기 위축과 반도체 등 주력 업종의 하락 사이클 진입 등으로 지금의 수출 실적이 정점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유연한 통화정책, 투자지원 확대, 규제 완화 등 전방위적인 경제살리기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