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트럼프에 항공업계 긴장…환율 10원 뛰면 280억원 손실

트럼프 복귀에 한때 원·달러 환율 1400 돌파…유류비 부담 증가
러-우 전쟁 이른 종식 주장 트럼프…정상항로 복구 예상은 호재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선 행사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기뻐하고 있다. 2024.11.0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앞두고 항공업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악재는 강달러 전망이다. 항공사는 영업비용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데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원화 환산 금액 부담은 늘어난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이른 종식이 현실화할 경우 우회항로에서 정상항로 변경에 따른 유류비 절감을 기대해 볼 수는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 확정 후 원·달러 환율은 1400원선을 넘나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강달러와 고금리가 예상되자 달러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2기 행정부에서 대규모 감세가 이뤄지면 재원 마련을 위한 국채 발행 확대도 예상된다. 국채 발행이 늘면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 고금리는 강달러 기조를 강화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항공사 입장에서 강달러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영업비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유류비다. 유류비는 달러를 기준으로 부담해야 하는데 강달러 추세가 강해지면 원화환산 비용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영업비용 중 연료유류비 비중은 각각 33%, 32%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280억 원의 외화평가 손실이 발생한다고 본다. 아시아나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세전순이익만 3793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다. 운항비용과 외주수리비 등 다른 비용도 환율에 일부 영향을 받는다.

강달러 전망은 악재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능성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는 대선 내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내겠다고 공언해 왔다.

항공사들은 장기화한 전쟁 여파에 유럽 및 미국 동부 노선을 운항할 때 우회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유럽은 중국-카자흐스탄-터키 경유 우회 항로, 미국은 알래스카-태평양 통과 우회항로다.

대한항공은 인천~런던·파리·암스테르담·프랑크푸르트 노선에서 최대 2시간 45분, 뉴욕·애틀랜타·시카고·워싱턴·보스턴·토론토에서 인천으로 올 때 1시간 40분가량을 우회에 쓰고 있다. 해당 노선을 띄우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상황은 비슷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는 장거리 노선을 운행하는 국적사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이었지만, 현재는 티웨이항공(091810)과 에어프레미아가 추가됐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영공 우회항로를 이용하면 평균적으로 유류비가 약 15% 증가한다"며 "정상항로를 복구하면 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항공 화물부문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대중국견제 및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관세조치 현실화로 중국발 항공화물 물동량이 줄어도 글로벌 항공화물 수요가 워낙 많아서다.

대한항공은 지난 3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C-커머스(중국 전자상거래) 물량을 처리하느라 전통적인 화물 취급을 미뤄야 할 정도"라며 "항공화물 수요는 미국뿐만 아니라 중동 등 다른 지역으로도 많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