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귀환' 반기는 K-원전…'한미 원팀' 1천조 시장 공략
트럼프 2기, 원전·SMR 확대 예고…두산에너빌 등 국내 업계 '기존 목표 초과달성' 기대
때맞춰 한미 정부간 원자력 협력 약정…현대건설-웨스팅하우스, 불가리아 원전 공동수주도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미국 47대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K-원전(原電)이 날개를 달 전망이다. '에너지 대통령'을 자청한 트럼프 당선인은 원전 및 소형모듈원전(SMR) 확대를 예고했다. 마침 한미 정부도 '팀 코러스'(KORUS·Korea+US)를 결성하고 원전 수출에 손을 맞잡아 기대가 커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는 지난 5일 미국 에너지부·국무부와 '한미 원자력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MOU)에 가서명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각국이 앞다퉈 원전 건설에 나서는 '원전 르네상스'를 맞아 양국이 세계 시장에서 러시아·중국을 견제할 공동 전선을 구축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원전 규모는 현재 396GW(기가와트) 수준에서 2050년 916GW로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건설 계획이 확정된 원전만 104기에 달한다. SMR의 상용화와 원전 해체 및 고준위방폐물 처리 산업까지 합치면 전체 시장 규모는 10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원전 산업은 '트럼프의 귀환'으로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7일 보고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저렴한 에너지 공급과 에너지 독립을 목표로 원전 개발에 적극 나설 전망"이라며 "한국의 원전 시공 및 운영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SMR 공동수출 등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침 현대건설(000720)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손잡고 총사업비 20조 원 규모 불가리아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서 신호탄을 쐈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칼럼에서 "미국과의 원전 협력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라 할 만한 사건"이라며 "두 회사가 (한미) 원전 협력은 어떠해야 하는지 본보기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글로벌 진출이 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전과 SMR 발주 사업을 하는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대표적이다. 이미 2019년부터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지분 투자 방식으로 사업 협력에 나서고 있다. 2022년엔 뉴스케일에 1억400만 달러의 지분 투자를 하고 수조 원 규모의 기자재 공급권도 확보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로보틱스-두산밥캣 분할합병'을 통해 확보한 1조 원 중 6000억 원을 SMR과 대형원전 공장 신증설에 투자, 향후 5년간 대형원전은 10기 이상, SMR은 60기 이상 수주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는데, 트럼프 2기 출범으로 달성 시점을 앞당기거나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엑스에너지에 대한 아마존의 5억 달러(약 7000억 원) 투자가 있었고, 뉴스케일파워도 다른 빅테크 기업과 전력 공급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며 "미국 빅테크 기업의 SMR 투자가 가속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재집권으로 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조성된다면 국내 원전 업체들의 사업 기회가 예상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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