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거거익선' 미국도 물들기 시작…'블프' 전략 짠 삼성·LG

美 97인치 이상 TV, 전년 대비 가격 절반…판매량 10배↑
中 점유율 확대로 경쟁 치열…삼성·LG, 블프 최대 50% 할인

세계 최대 전자·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3 개막을 이틀 앞둔 3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룩 2023에서 관계자들이 NeoQLED 8K 98인치 TV를 선보이고 있다. 2023.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세계 최대 TV 시장인 미국에서 초대형 TV를 선호하는 '거거익선'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이를 반영해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이데이에 초대형 TV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매출 확대에 나선다.

10일 시장조사기관 서카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97인치 이상 초대형 TV는 3만8100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증가한 수치다.

또 미국 최대 전자제품 판매점 체인 베스트바이는 대형 TV의 종류를 지난해보다 2배 많은 19개로 늘리고, 전체 매장의 70%에 도입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올해 디스플레이 면적 수요가 전년 대비 8% 증가하고, 특히 80인치 이상 TV 패널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780만 대 출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올해 2분기 글로벌 80인치 이상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고 밝혔다.

초대형 TV 판매가 늘어나는 가장 큰 요인은 가파른 가격 하락세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97인치 이상 TV의 평균 가격은 3113달러로 지난해(6662달러)의 47% 수준이다.

제조 기술 발전으로 생산 단가가 하락했고, 화질 개선 및 OTT 확산에 따른 영상 콘텐츠 소비 증가가 초대형 TV 수요를 견인했다.

초기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초대형 TV 시장을 장악했지만,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의 기술이 성숙하면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더 강력한 AI 기반 프로세서 적용, 더욱 뚜렷한 색 재현, 98형 초대형 라인업 추가 등이 특징인 2024년형 QNED TV를 선보인다고 28일 밝혔다. (LG전자 제공) 2023.12.28/뉴스1

2020년 상반기 80인치 이상 TV 점유율(금액 기준)은 삼성전자(52.4%)가 1위, LG전자(20.1%)가 2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삼성전자가 1위를 지키면서도 점유율은 33.5%로 떨어졌고 LG전자(13.5%)는 3위에 그쳤다. 같은 기간 TCL은 점유율을 2.1%에서 16.2%로 확대하며 2위가 됐고, 하이센스도 점유율(2.2%→12.3%)을 늘렸다.

이같이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소비자 관심이 높은 초대형 TV를 중심으로 판촉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40인치 이상부터 다양한 크기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75인치 이상 초대형 TV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웠다. 98인치 네오 QLED 4K TV를 8000달러에서 50% 할인하고, 85인치 네오 QLED 4K TV는 3700달러에서 절반 이상 할인한 1800달러에 판매한다.

LG전자 역시 초대형 TV 중심의 판매 전략을 세웠다. 98인치 QNED 4K TV를 기존 7000달러에서 2500달러 할인한 4500달러, 83인치 OLED 에보 4K TV를 6500달러에서 1500달러 할인한 5000달러에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비인기 상품의 재고떨이는 상시 할인 등 방법으로 가능하다"며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이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이 높아지는 시즌에는 관심이 높은 상품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