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中 철강 때려도 반사이익 없다…시름 깊어진 K-철강

트럼프 당선인 "중국산 관세 부과" 현실화해도 韓철강 대미 수출 '쿼터 제한'
美서 밀려난 中 저가물량 넘치면 가격인하 압박…국내 시장교란 가중 우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선 행사서 연설을 마친 뒤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박수를 받고 있다. 2024.11.0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최동현 기자 =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등장으로 국내 철강 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무역장벽 강화로 대미 수출 물량이 제한될 우려는 물론 중국 저가 철강의 국내 유입 물량도 더 많아질 수 있어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당시 평균 3%대인 모든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최대 20%로 높이겠다며 '보편적 관세'를 공약한 바 있다. 중국산 수입품에는 최고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중국 철강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규제 역시 계승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 철강을 겨냥, 미국으로 수출되는 철강 소재와 제품이 멕시코나 캐나다, 미국에서 제강되지 않은 경우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통상 중국 업계가 미국 수출에 있어 견제를 받으면 국내 업체들이 반사 이익을 얻는 경우가 있지만 철강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국내 철강 업계 역시 미국 수출 물량을 제한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철강 쿼터 부과 대상국으로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의 70%에 해당하는 268만 톤의 철강만 수출할 수 있다.

오히려 미국으로의 판로가 막힌 중국 저가 철강 물량이 국내 등으로 선회할 경우, 국내 철강업계의 시름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 업계는 그간 내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국 내 남아도는 철강 물량을 싼값에 해외로 밀어내 왔다.

법무법인 율촌은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정책과 국내 통상·산업 영향'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 철강제품 수입 규제를 강화해도 우리나라는 매년 물량 쿼터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어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미국 수출이 막힌 중국산 철강 제품이 국내에 진입하면서 덤핑행위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철강 업체에 대한 가격 인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철강업계 역시 무역확장법 232조, 특별시장상황(PMS) 등으로 미국 수출에 추가적인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저가 철강 물량이 늘어날 경우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이에 중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요구하는 국내 철강업계의 목소리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제철(004020)은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에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신청한 바 있으며 열연강판 등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005490)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와 관련해 "불공정한 무역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반덤핑 제소 필요성에 대해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 철강 산업은 현재 무역 보호 장치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 어떤 형태로든지 불공정 무역 행위에 따른 적합 수입재에 대한 규제는 당연히 시행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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