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트럼프에 요동치는 바닷길…해운업도 불확실성 속으로

[트럼프 시대] 대중국견제에 관세 꺼내든 트럼프…"글로벌 통상환경 혼란"
단기는 中 밀어내기 물량 급증…장기는 침체부터 현상유지까지 '예측불가'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연설을 갖고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영광을 누리게 해준 미국민에 감사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2024.11.0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으로 복귀하며 글로벌 해운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관세를 통한 강력한 대중국 견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운임 급등부터 장기적인 물동량 감소까지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7일 한국무역협회가 미국 대선 직후 발간한 '2024 미국 선거와 통상환경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 관세를 부과하고 최혜국대우 지위를 박탈할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대중국견제 및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관세조치를 현실화하면 중국의 맞대응, 제3국의 유사조치 도입 등으로 글로벌 통상환경에 혼란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해운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식적인 취임일은 내년 1월 20일이다.

지난 5월 바이든 정부가 철강, 반도체 등 중국산 수입품에 180억 달러(약 24조 원) 수준의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밝히자, 싼값에 물량을 밀어냈던 중국 기업들이 서둘러 물량을 쏟아낸 바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코로나19 기간 이후 처음으로 4000선을 넘봤다.

문제는 중국발 물동량이 감소한 이후다. 결국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 트럼프 당선인이 구상하는 경제 정책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산 철강, 의약품 등 필수품 수입을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도 밝혔고, 중국 기업의 멕시코 생산 자동차에 대해 2000% 관세 부과를 언급하는 등 중국의 제3국 우회도 막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에서는 올해 선박 공급과잉에 따른 침체를 예상했지만 홍해사태로 인해 수에즈 운하가 막히자 공급량이 조절되는 효과가 나며 호황기를 누렸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홍해사태 초기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항로를 우회하며 발생하는 선복 흡수 효과는 연간 150만 TEU(TEU=6m 컨테이너 1개)다.

그러나 물동량 자체가 줄어버리면 상쇄 효과가 옅어지는 것이다. 2030년까지 컨테이너선 선복량을 155만 TEU로 늘릴 계획인 HMM(011200)을 비롯해 글로벌 선사들은 코로나19 시기 현금을 벌어 쌓아둔 곳간을 열어 선박을 늘리는 상황이다.

전준우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교수는 "올해 있었던 공급과잉이 지정학적 갈등에 의해 많이 가려져 있었는데 내년에 점차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결되면 공급과잉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으로 해운업은 관세에 따른 불확실성도 상당히 강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집권 1기처럼 친이스라엘 기조를 유지해 중동 갈등이 심화한다면, 수에즈 운하 운항이 계속 중단되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트럼프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6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 각지를 폭격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