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속기' 현대트랜시스 파업 한달…완성차 수출전선 '공습경보'

'휴업' 현대차 울산1공장, 수출 효자 '코나' 생산…단 4일 중단에 2700대 생산 차질
기아 광주공장도 공피치 확대·특근 취소…"완성차 수출 증가세 꺾일 수도"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 라인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현대차 제공)/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 노동조합의 파업 장기화로 현대차·기아의 수출 전선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대표적인 수출 기둥인 자동차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경우 국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아진다.

현대차 울산공장 휴업…기아 광주공장 생산 감소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 1공장은 전날(5일) 휴업에 돌입했다. 라인별 휴업 기간은 1라인은 8일까지, 2라인은 18일까지다.

울산 1공장 휴업은 한 달 가까이 이어진 현대트랜시스 노조 파업 장기화 때문이다. 노조는 지난달 8일 충남 서산 지곡공장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11일 전면파업으로 확대한 뒤 여러 차례 파업을 연장하며 현재 8일까지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

지곡공장은 현대트랜시스의 최대 사업장으로 국내 최대 자동변속기 생산 거점이다. 현대차·기아 주요 차종에 자동변속기 등을 공급한다. 지난해 생산량은 약 400만 개다. 하루 평균 1만 5000여 개의 변속기를 생산 중인 것을 고려하면 이번 파업으로 30만 개 이상의 변속기 공급의 차질이 예상된다.

울산 1공장 휴업에 이어 기아 광주공장은 변속기 부품 공급 부족으로 빈 컨베이어벨트를 돌리는 '공피치' 운영을 시작했다. 9일 예정된 특근도 불가능한 상태다. 광주공장의 생산 차질은 하루 1200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기아는 광주공장에서 셀토스, 스포티지, 쏘울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현대차 제공) 2024.2.6/뉴스1

'수출 효자' 코나, 1공장 휴업으로 2700대 생산 차질

울산 1공장 1라인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를 생산한다. 전기차 모델인 코나 일렉트릭은 울산 3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11월 울산 1공장 1라인의 시간당 차량 생산 대수(UPH)는 56.5대다. 1공장 1라인의 UPH는 3공장 1라인과 함께 울산공장에서 가장 높다. 하루 16시간 라인을 가동하면 일일 생산량은 678대다. 4일이면 2712대다. 8일까지만 파업이 이뤄진다 해도 당장 2700대 이상 생산하지 못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코나(전기차 모델 포함)는 올해 1~9월 자동차 수출 3위(16만 7810대)를 기록한 수출 인기 모델이다. 이 가운데 코나 내연기관 수출량은 15만 5977대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한 달 가까이 파업 중이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노조원 등 1000여명이 현대차·기아 서울 양재사옥 앞 3개 차선을 막고 집회 중인 모습.(독자 제공)

올해 국내 자동차 수출액은 9월 말 기준 약 70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0.6% 증가했다. 10월에도 62억 달러로 10월 기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수출 호조세를 지속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치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트랜시스가 현대차·기아에 공급하는 무단변속기(IVT)를 탑재하는 차량은 코나뿐 아니라 아반떼, 베뉴, 쏘울, 셀토스 등으로 모두 수출 주력 모델"이라며 "파업이 단순 생산 차질을 넘어 자동차 수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사측과 성과급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파업했다. 노조는 영업이익이 아닌 매출액의 2%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총액은 약 2400억 원으로 지난해 현대트랜시스의 영업이익 1169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회사가 빚을 내서 성과급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상식을 벗어난 주장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