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협력, SK와 함께"…글로벌 AI 리더 모은 최태원(종합)
AI 생태계 핵심 된 SK, AI 서밋 개최…엔비디아·TSMC CEO 축사
최태원 "혼자 AI 병목 해결 못해…새로운 기술 찾아야"
- 박주평 기자,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한재준 기자 = SK(034730)그룹이 4일 대규모 글로벌 행사로 개최한 '2024 SK AI(인공지능) 서밋'은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높아진 SK의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최태원 SK 회장은 "AI 미래를 위해 더 많은 사람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AI 생태계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에 화답하듯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웨이저자 TSMC 회장,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 세계 AI 트렌드를 주도하는 글로벌 리더들이 SK와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SK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AI 투게더, AI 투모로우'라는 주제로 '2024 SK AI 서밋'을 개최했다. 그룹 차원에서 매년 개최하던 행사지만, 올해는 글로벌 석학과 리더들을 대거 초청해 규모를 키웠다.
4~5일 양일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3만5000명 정원의 사전등록이 접수 10분 만에 마감됐다. 메인 세션인 기조연설이 진행된 1058석 규모의 코엑스 3층 오디토리움에는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행사장을 찾아 최태원 회장과 차담을 진행했다.
최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AI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아직 초기 단계인 AI는 모르는 게 훨씬 더 많아 같이 난제를 풀어야 한다"며 "AI가 우리 삶과 사회에 가져올 광범위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SK와 협력 관계에 있는 글로벌 기업의 CEO들도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HBM 시장을 이끄는 SK하이닉스(000660)는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데이비드 패터슨 교수와의 대담 영상을 통해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함께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덕분에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진보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보다 더 많은 메모리 대역폭을 얻을 수 있길 바라고 있고, SK하이닉스의 공격적인 제품 출시 계획이 빠르게 실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젠슨 황 CEO를 만났을 당시 6세대 HBM(HBM4) 공급을 6개월 당겨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하반기 HBM4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웨이저자 TSMC 회장도 영상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경험하는 흥미로운 발전은 반도체 산업 전체의 전방위적 협력을 통해 비로소 이뤄질 수 있다"며 "SK하이닉스의 HBM은 오늘날 데이터 집약적인 환경에서 AI 가속화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도 영상 축사를 통해 "협력적인 AI 생태계에 대한 SK의 비전은 저희의 비전과 일치한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파트너십이 계속되고 한국과 전 세계에 견고한 AI 생태계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AI 발전의 '보틀넥'(병목)으로 △수익모델 △AI 가속기 △전력 △데이터센터 설루션 △데이터 확보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다양한 기업들이 이후 세션에서 발표를 진행했다.
최 회장은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보틀넥은 절대로 혼자 해결할 수 없다. 어떤 회사도 혼자 안 되기 때문에 파트너십을 통해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어떤 문제들은 새로운 기술이 나오지 않으면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그래서 새로운 기술 모색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추월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서로 접근법이 다르기 때문에 누가 더 잘한다고 말하는 건 좀 아닐 수 있다"며 "삼성은 많은 기술과 자원을 가지고 있고, AI 물결을 잘 타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상 SK텔레콤(017670) 대표이사 사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도 각각 AI 관련 사업계회과 비전을 발표했다. 유 사장은 2030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최고 수준의 AI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고 전국적인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곽노정 사장은 5세대 HBM(HBM3E) 16단 제품 샘플을 내년 초 고객사들에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최선단 제품은 SK하이닉스가 지난 9월 양산한 HBM3E 12단이다. HBM은 단수가 높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 용량을 처리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고난도 패키징 기술이 요구된다.
곽 사장은 "차세대 HBM인 HBM4는 12단, 16단이 주력으로 예상되어 HBM3E를 이용해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12단 대비 학습 성능은 18%, 추론 성능은 32% 향상되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제품을 통해 향후 고객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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