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손가락' SK온 첫 흑자…배터리 회복에 그룹 리밸런싱 탄력

3분기 영업익 240억, 11분기 적자행진 끊어…재고소진 및 비상경영 효과
SKTI 등 캐시카우 합병에 '날개' 기대감…"신규 고객 수주에 집중"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SK온이 창사 이래 12분기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간 연속적인 적자로 그룹 차원 리밸런싱 작업의 핵심 대상이었던 SK온이 안정적인 자금 흐름을 토대로 흑자 기록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올해 3분기 24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 4308억 원으로 집계됐다.

SK온은 2021년 4분기 창립 당시 3102억 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11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왔고 특히 올해 2분기에는 4601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으나 결국 적자의 늪에서 탈출했다.

증권업계에선 SK온의 이번 실적 개선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재고 소진에 따른 가동률 상승으로 적자폭이 대폭 축소할 전망"이라고 했고,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가동률이 전 분기와 유사한 상황이지만 OEM업체 관련 일회성 이익 반영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 바 있다.

여기에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전사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 흑자 전환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SK온은 지난 7월 일부 C레벨직 폐지 등의 비상경영체제 선포, 9월 희망퇴직 실시 등 긴축 경영을 이어왔다.

SK온은 "고단가 재고 소진, 헝가리 신규 공장 초기 램프업 비용 감소 등 전 분기 대비 기저효과와 전사적 원가 절감 활동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2분기 대비 4841억 원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그간 'SK온 살리기'를 위한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작업까지 감안하면 SK온의 실적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란 기대감은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SK온의 분기 실적에는 11월 합병이 완료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실적은 포함되지 않았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096770)은 이달 1일 SK E&S와의 합병을 마무리했다. 이와 더불어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과 합병했고, 내년 2월에는 SK엔텀과의 합병도 예정돼 있다.

이들 3개 피합병 회사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유한 '캐시카우'다. 도시가스 사업을 영위하는 SK E&S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11조 원으로 SK이노베이션(77조 원)의 7분의 1 수준에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1조 3000억 원대로 1조 9000원 대의 SK이노베이션과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SK온도 SKTI, SK엔텀과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5000억 원대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개선 효과를 거둘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SK온은 향후 업황에 대해선 "고객사의 북미 신규 완성차 공장 가동과 2025년 신차 출시 계획 영향으로 소폭의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4분기에도 지속적인 원가 구조 개선 활동과 함께 신규 고객 수주 및 신규 폼팩터 확장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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