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흑자' 약속 지킨 SK온…"내년 투자 조절·제품 다변화"(종합2보)
SK이노베이션은 영업손실 4233억 '적자 전환'…"4분기 수익 개선 기대"
SK온 "트럼프 재집권해도 IRA 폐지 힘들 것…보조금 축소 전망"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40억 원을 기록해 분사 후 첫 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SK온은 미국 대선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정체)을 고려해 내년 설비투자(CAPEX·케펙스) 투자 속도를 조절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제품 다변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7조6570억 원, 영업손실 4233억 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1.2%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순손실은 5881억 원이다. 배터리 사업의 수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과 주요 화학제품 스프레드 축소 영향이 컸다.
3분기 실적에는 지난 1일 합병 출범한 SK E&S의 실적은 반영되지 않았다.
자회사 SK온은 매출액 1조 4308억 원, 영업이익 24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608억 원이 반영된 성적이다. 전기차 캐즘에도 고단가 재고 소진, 헝가리 신규 공장 초기 램프업 비용 감소 등 전 분기 대비 기저효과와 원가 절감 활동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2분기(4601억 원 영업손실)보다 4841억 원 개선됐다.
특히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합병법인이 출범하기 전, SK온의 자체 노력으로 분기 흑자를 일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온 관계자는 "SK온의 전 구성원들이 합심해 이룬 결과"라며 "원가 절감 및 오퍼레이션 효율 극대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했고, 지속적인 흑자 구조 달성을 위한 체력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온은 내년까지 전기차 캐즘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케펙스 규모를 줄이는 한편 제품 다변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업계 파장에 대해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를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공약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SK온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IRA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으로) 재집권하더라도 IRA 전면 폐지는 어려울 것"이라며 "설령 비우호적인 움직임이 있더라도 전기차 보조금 대상의 차량 축소나 보조금 예산 제한 등 제한적인 조치가 오히려 더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SK온은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연비 규제 완화에 따른 전기차 전환의 지연은 불가피할 수 있다"며 "당사는 미국 대선 이후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전기차 수요 변동에 대한 손익 변동성을 줄이고자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기차 외 배터리 애플리케이션 수요를 위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고 부연했다.
석유 사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및 중국 석유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하락해 영업손실 6166억 원을 기록했다. 화학 사업은 2분기 진행된 파라자일렌(PX) 정기보수 종료에 따른 판매 물량 증가 효과에도 불구하고, 주요 제품 스프레드 하락에 따른 재고 효과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 14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윤활유 사업은 미국, 유럽 시장의 판매량 증가와 마진 개선 효과로 174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석유개발사업은 판매 물량의 소폭 감소와 유가 하락에 따른 복합판매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131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소재사업은 주요 고객사 판매 물량이 감소하면서 적자 폭이 확대돼 영업손실 740억 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4분기 들어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화학 사업은 동절기 의류 수요에 따른 폴리에스터 수요 증가 등 영향으로 PX 스프레드는 상승하고, 벤젠은 중국 신증설 영향 등으로 스프레드는 약세일 것으로 전망하나, 전년 동기 스프레드보다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윤활유 사업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인한 내수 시장 개선 기대감 등으로 3분기와 유사한 판매량을 달성하고, 스프레드 역시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개발사업은 베트남 광구에서 탐사정 2공 시추 및 중국 17/03 광구 생산량 증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은 고객사의 북미 신규 완성차 공장 가동 및 주요 고객사의 2025년 신차 출시 계획 영향으로 소폭의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 4분기에도 지속적인 원가 구조 개선 활동과 함께 신규 고객 수주 및 신규 폼팩터 확장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소재사업은 신규 고객향 판매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SK E&S와의 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향후 시너지 창출 가속화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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