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2027년 AI 대확장…'운영개선' 속도 높여야"

SK CEO 세미나…"'가성비' 데이터센터 지어 AI사업 확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4 SK그룹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SK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차세대 챗GPT 등장에 따른 인공지능(AI) 시장 대확장이 2027년을 전후해 도래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룹이 성장 기회를 잡으려면 진행 중인 '운영개선'(O/I)을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4 SK그룹 CEO(최고경영자) 세미나' 폐회사에서 "운영개선은 단순히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무제표에 나오지 않는,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되지 않지만, 경영의 핵심 요소인 '기업가 정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등을 중시해야 한다"며 "AI를 잘 활용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성원들이 AI를 접목한 운영개선 방안 등을 제안해 회사 정책·제도를 개선하고,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해주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AI 사업 방향과 관련, "가장 싸고 우수한 AI 데이터센터(DC)를 만들어 그룹 AI 사업을 글로벌 스케일로 확장해야 한다"면서 핵심 과제로 △반도체 설계, 패키징 등 AI 칩 경쟁력 강화 △고객 기반의 AI 수요 창출 △전력 수요 급증 등에 대비한 '에너지 설루션' 사업 가속화 등을 제시했다.

또 CEO들에게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거시 환경 변화를 잘 보고, 회사별 특성에 맞게 사업환경 예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운영개선 달성도를 정량화해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앞서 CEO들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사업재편)과 운영개선 성과를 점검했다. 지난해 말 약 84조 원에 달했던 그룹 순차입금은 올해 2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3분기 말에는 70조 원대로 낮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219개였던 계열사 수도 올해 연말까지 1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8조 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극복하고 올해 3분기 7조 원의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요인도 소개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낸드플래시 생산기지인 청주 M15를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라인으로 구축하는 과감한 의사결정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원 팀 정신' 아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조직문화 등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외부 시각으로 SK그룹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과제를 찾아보는 세션도 마련됐다. 유튜브 경제채널 '삼프로TV' 김동환 대표, 권순우 상무는 "리밸런싱 이전의 SK는 계열사 간 경쟁적인 중복투자, 과잉투자 등 문제점이 있었다"며 "어느 순간부터는 회사를 사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된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너지 사업 수직계열화, 포트폴리오 재편이라는 방향의 큰 단추는 잘 끼웠다"며 "향후 실질적인 시너지 창출로 성과를 내고, 갖춰진 퍼즐을 온전한 그림으로 완성하는 게 주요한 과제"라고 조언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