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잿빛 소식이지만…'이재용 픽' 하만, 역대 최대 실적 순항
3개 분기 만에 영업익 1조 원 육박…지난해보다 성장 속도 빨라
전장 제품 다변화 주효…포터블·헤드셋·TWS 등 오디오도 선전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삼성전자(005930) 전장·오디오 사업 담당 자회사 하만이 조용히 성장하고 있다. 주력인 반도체(DS) 부문의 부진 속에서도 3개 분기 만에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버팀목이 되고 있다. 올해 역대 최대 실적도 기대된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하만의 3분기 영업이익은 3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영업이익 누계는 9200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3분기) 누적 영업이익(8300억 원)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 하만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시대(1조 1700억 원)를 열며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올해는 1조 3000억~1조 4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만은 지난 2017년 3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주도한 첫 번째 인수합병(M&A) 회사다. 전 세계 '디지털 콕핏'(디지털 계기판) 시장 1위인 전장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위해 80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9조 3400억 원)를 쏟아부었다.
인수 후 4년간은 '아픈 손가락'이었다. 2016년 6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하만은 2017년 574억 원으로 수익이 급감했다. 2020년에도 영업이익이 600억 원에 머물렀다.
반등은 2021년 시작됐다. 자회사 통폐합 등 체질 개선을 토대로 영업이익을 5991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이듬해인 2022년에도 8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마침내 지난해 1조 원을 넘어섰다.
올해 하만의 선전은 역시 전장 제품 덕분이다. 대표 제품인 디지털 콕핏 판매가 견조할 뿐 아니라 디스플레이와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신규 분야 수주도 늘었다.
오디오 분야도 분전했다. 포터블 스피커와 헤드셋, 무선 이어폰인 TWS(True Wireless Stereo) 중심의 소비자 오디오 판매가 확대됐다.
하만은 "내년에도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전장 분야는 거래선 다변화 및 신규 수주 확대, 소비자 오디오는 TWS 등 고성장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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