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3Q도 '캐즘 터널'…증설 늦추고 투자 속도조절(종합2보)

에코프로 영업손실 1088억…양극재·전구체도 적자 확대
"4분기까지 수요 개선 어렵다…내년부터 실적 반등 기대"

(에코프로 제공)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에코프로그룹이 3분기에도 고전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지주사를 비롯해 양극재와 전구체를 생산하는 계열사까지 실적이 줄줄이 악화했다. 양극재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은 공장 증설을 늦추고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1조5000억 원에서 1조 원으로 33% 줄이기로 했다.

에코프로(086520)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088억 원을 잠정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3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943억 원으로 68.8% 감소했다. 순손실은 1194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제품 판매 둔화와 광물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 규모가 더 커진 탓이다.

에코프로비엠(247540)은 3분기 매출액 5219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1.1% 쪼그라들었다. 영업손실은 412억 원, 순손실은 495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 캐즘에 따른 전방 수요 둔화를 고려해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기로 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5월 CAM9 신규 공장 증설을 결정해 올해 말 해당 공사를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전기차 수요 둔화 등에 따라 완공 시기를 2026년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생산설비 투자는 연초 제시했던 1조5000억 원에서 투자 속도 조절에 따라 1조 원 내외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전구체 생산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450080)는 3분기 영업손실 38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이 460.3% 악화했다. 매출액은 65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2.6% 줄었고, 순손실 277억 원으로 228.0% 적자가 늘었다.

전해질 첨가제와 양극재 도판트 등을 생산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은 3분기 매출액 561억 원, 영업이익 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1%, 50.3%씩 감소했다. 순이익은 48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0.3% 줄었다.

에코프로는 올해 4분기까지 전방산업이 침체를 겪고 있어 유의미한 수요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에는 주요 완성차업체(OEM)들이 신차를 출시하면서 전방 수요가 회복되고 원재룟값도 하향 안정화하면서 캐즘 이전 수준의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에코프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양극재 사업은 전방 고객사 재고 조정 영향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을 지나고 있고 4분기에도 유의미한 물량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장기적인 성장 전망은 분명하기에 내년부터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도 "올해 4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유의미한 판매 물량 증가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도 "내년에는 주요 OEM들의 전기차 이월 재고가 소진되고, 금리 인하 추세에 따라 소비자 구매력 회복과 함께 신차 출시 효과로 2023년도와 유사한 수준의 판매 물량 반등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광물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전방산업이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게 돼 주주 여러분들에게 송구하다"며 "하지만 기술 경쟁력 제고와 원가 혁신 등을 통해 삼원계 배터리의 본원적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서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코프로비엠은 유가증권시장(KOSPI) 이전상장을 내년 1분기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