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어수선 벌써 4년…아시아나 직원 매년 300명씩 떠났다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마무리 단계지만…심사 장기화에 아시아나 직원 이탈 가속화
채용 없어 2030 줄고 4050 늘어…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분리에 내부반발도 커져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대한항공(003490)과 기업결합이 길어지며 불확실성이 커진 아시아나항공(020560) 직원들이 매년 300명 가까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항공사들과는 달리 채용도 사실상 중단되자 젊은 직원들의 이직이 가속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아시아나항공이 공시한 2024 ESG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기업결합 기간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수는 △2021년 8698명 △2022년 8344명 △2023년 8045명으로 매년 감소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지난 2020년 11월 시작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유럽연합(EU)은 이달 내로 기업결합 최종 승인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며, 이후 미국 법무부(DOJ)의 합병 심사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경쟁당국과 달리 미국은 DOJ가 독과점 관련 소송을 걸지 않으면 합병이 통과된 것으로 본다.
다만 하늘길이 닫히며 항공업계가 고사 위기까지 내몰렸던 코로나19까지 맞물리며 그간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이탈은 계속됐다.
아시아나항공 퇴직자 수는 △2021년 303명 △2022년 372명 △2023년 345명인데, 정년퇴직 등을 제외한 실질적인 이직자 수는 △2021년 221명 △2022년 306명 △2023년 269명이다.
반면 채용은 한국산업은행 관리 체제 속에서 21명, 24명, 52명에 그쳤다. 지난 8월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11월 이후 약 5년 만에 승무원 채용을 진행했다.
다른 항공사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크다. 대한항공의 ESG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의 이직자 678명 중 자발적 이직은 393명이었고 신규 채용은 이보다 많은 726명이었다. 제주항공 역시 ESG보고서 기준 이직자 226명 중 204명이 자발적 이직자로 아시아나항공처럼 비율이 높았지만 396명을 신규로 채용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직원 연령대를 보면 2021년에는 40대 미만의 직원이 4530명이었는데, 2022년에 4036명, 지난해에는 3563명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40대 이상 직원은 4168명, 4308명, 4482명으로 매해 증가했다. 자연스러운 연령 증가를 감안하더라도 2030세대 직원의 이탈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분리매각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내년 7월 1일 에어인천과 통합할 예정인데 내부적으로 반발이 계속돼 직원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과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당사자 동의 없이 에어인천으로 고용이 승계되는 것은 문제라며 법적 공방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 공시된 아시아나항공의 임직원 수는 7882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163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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