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디자인 총괄 "헤리티지 담은 타스만, 승객 편의성 집중"[인터뷰]
카림 하비브 부사장 "기아, 특수목적차 오랜 경험…헤리티지 구현"
"정의선 회장, 고객 입장 생각 제언…그릴, 전면부 볼륨 부각 의도"
- 이동희 기자
(제다=뉴스1) 이동희 기자 = 기아 브랜드 최초의 정통 픽업 '기아 더 타스만'. 기아(000270)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슈퍼돔에서 열린 '2024 제다 국제 모터쇼'에서 타스만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날 현장에서 살펴본 타스만은 픽업트럭 특유의 웅장함뿐 아니라 운전자와 탑승객 편의를 위한 세심한 디자인이 곳곳에 적용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승용차뿐 아니라 특수목적용 차량을 함께 개발한 80년 기아 헤리티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타스만 디자인을 총괄한 기아글로벌디자인담당 카림 하비브 부사장(사진)을 제다 모터쇼 현장에서 만났다.
하비브 부사장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인피니티 등을 거쳐 2019년 기아에 합류했다. 기아디자인센터장을 맡으며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정립하며 기아의 디자인 경영에 일조했다.
하비브 부사장은 "픽업은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이 많고, 충성고객과 좋은 경쟁차가 많아 배울 점이 많은 개발 과정이었다"며 "기아의 첫 (픽업 시장) 진입이다 보니 (디자인적으로) 다르고 차별화한 상품을 제공하고자 했으며 동시에 픽업 소비자가 수용하고 인정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비브 부사장은 타스만에 기아의 특징이 굉장히 잘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아는 특수목적차량을 개발해 온 긴 역사가 있고, 업무용으로 오랜 기간 인정받은 봉고라는 차량이 있다"며 "오랜 히스토리가 있기에 타스만이 기아의 가치와 캐릭터를 잘 나타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비브 부사장은 타스만 디자인 개발 과정에서 오프로드 성능뿐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는 사용자 편의성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중형 픽업인 타스만은 동급 최초로 2열 시트에 슬라이드 연동 리클라이닝 기술을 적용했다. 통상 픽업은 캡과 적재 공간을 분리해 2열 시트를 뒤로 젖힐 수 없어 뒷좌석에 오래 앉아 있으면 불편하다. 이런 문제점을 슬라이딩 기술을 적용해 해결한 것이다.
하비브 부사장은 "2열 레그룸은 동급 최고 수준으로 자리가 넓으며, 2열 시트도 뒤로 젖힐 수 있어 장거리 주행에 매우 좋다"며 "뒷자리 시트 바닥을 들어 올리면 컨테이너 형태의 적재 공간도 있다"고 소개했다.
오프로드 특화 디자인도 차별화를 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 픽업은 휀더가 휠을 둥글게 감싸고 있는데 우리는 조금 더 수평적인 구조 디자인을 원했고, 휠에 조금 더 많은 공간을 주고 싶었다"면서 "이렇게 오프로드적인 면을 강조했고, 연료 캡과 외부 적재 공간 등도 (휀더에) 결합해 기능적인 요소를 부각했다"고 말했다.
하비브 부사장은 타스만 디자인 개발 과정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 경영진의 신뢰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정의선 회장이나 송호성 사장 모두 디자인센터에 많은 신뢰를 주고 경청한다"며 "때로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라 또는 어떤 게 더 추가되면 좋겠다 등 제안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타스만의 그릴 크기와 관련, 하비브 부사장은 차량 전면부 볼륨을 더 크게 보이도록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쏘렌토나 카니발 등 다른 기아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달리 타스만의 경우 차량 크기에 비해 그릴 비중이 크지 않다.
그는 "쏘렌토나 카니발 등은 그릴이 커지는 게 자연적인 진화 과정"이라면서도 "강력한 인상을 만들기 위해 그릴을 크게 만드는 것은 손쉬운 방법이지만, 타스만은 (차량) 전면부 볼륨이 더 크게 보이게 하는 게 우리 디자인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화난 인상보다는 강인한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