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해법은 미국에"…K-배터리, EV용 이어 ESS '현지 생산'
LG엔솔 "내년부터 미국 양산"…삼성SDI "생산거점 美 우선 검토"
AMPC 수혜 기대…이르면 내년부터 배터리업계 실적 반등 전망도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에 울상을 짓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생산 확대로 보릿고개 넘기에 나선다. 특히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수혜가 예상되는 미국 생산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4483억 원의 영업이익을, 삼성SDI(006400)는 1299억 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LG에너지솔루션은 38.7%, 삼성SDI는 72% 줄었다.
양사 모두 전기차 시장 침체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ESS 시장에선 선전했다. 삼성SDI는 최근 실적 발표 당시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이 강화된 제품 출시로 ESS 전지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매출은 북미 합작공장 판매, ESS 매출 성장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12% 증가했다"며 "손익도 전기차와 ESS 배터리 출하량 증가에 따른 가동률 개선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ESS 시장은 AI(인공지능) 산업과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해 전력 시설 확충의 필요성이 꾸준히 높아지며 성장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2년의 2배 이상인 1000테라와트시(TWh)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양사 모두 ESS용 배터리 기술 고도화와 함께 생산시설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AMPC 혜택이 제공되는 미국 내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창실 부사장은 "중국에서 양산하고 있는 LFP(리튬인산철) ESS 셀의 에너지 밀도를 20% 이상 개선해 내년에 미국에서 양산을 시작하는 한편 ESS 통합 시스템 설루션에 고도화된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까지 탑재할 것"이라며 "북미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도 적극적이다. 손미카엘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ESS용 LFP 배터리에 대해 "업계 최대 셀 사이즈를 구현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차별화된 공법과 셀 설계를 적용할 것"이라며 "해외 (생산) 거점은 국내 마더라인에서의 검증을 마친 후 현지 생산에 대한 적극적 지원 정책을 펴는 미국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SS 시장 확대에 더해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로 인한 전동화 가속화 등으로 전기차 시장이 반등세를 보이면 이르면 내년부턴 배터리 업계에 숨통이 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SDI의 경우 미국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이 올해 12월부터 조기 가동함에 따른 AMPC 확대 기대감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 당선시 배터리 업계에 부정적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반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업계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 입장에서도 AMPC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진출한 지역이 공화당 우세 지역이라 민심을 고려하면 정책을 바꾸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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