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검-흰금' 싸움 그만…LGD '색 인지 차이 평가법' 국제표준으로

디스플레이상 색 왜곡에 대한 평가기준 최초 개발…IEC 표준 공식 제정

LG디스플레이 연구원들이 컬러 측정 장비로 7가지 표준 색을 측정하고 있다.(LG디스플레이 제공) ⓒ News1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LG디스플레이(034220)가 고안한 새로운 화질 평가법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됐다.

LG디스플레이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색 인지 차이 평가법'이 최근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 '국제 표준'(Technical Specification)으로 공식 제정됐다고 31일 밝혔다. 앞서 유장진 LG디스플레이 연구위원은 지난 15일 색 인지 차이 평가법 표준 제정을 주도한 점을 인정받아 IEC가 업적이 뛰어난 표준 공로자에게 수여하는 'IEC 1906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색 인지 차이는 디스플레이가 구현하는 동일한 색을 시청자별로 서로 다르게 인지해 색 왜곡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예컨대 같은 흰색이라도 푸른색이 섞인 흰색, 노란색이 섞인 흰색 등으로 시청자마다 다른 색깔로 보는 것이다. 2015년 인터넷 공간에서 시작된 드레스 색 논쟁, 이른바 '파검-흰금 논쟁'이 대표적이다.

일반 시청자들은 이런 차이가 적을수록 원작자가 의도한 색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 영상 판독이 필요한 의료 업계나 동일한 장면을 여러 명이 공동 작업하는 영상 제작 업계 등 높은 색 정확도를 요구하는 산업 분야에서도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기존에는 디스플레이 색 재현력이 좋을수록 색 정확도도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시청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색 인지 차이까지는 반영하지 못한 셈이다. 이번 표준 제정은 소비자에게 일관되고 정확한 색을 표현하는 디스플레이를 선별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색 인지 차이 평가법'은 자연광과 유사한 조명 아래에서 7가지 표준 색을 기계로 정밀 측정한 색과 사람이 눈으로 보는 색의 차이를 수치화해 계산하는 방식이다. 새 표준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 패널은 색 인지 차이가 업계 최저 수준인 약 10%에 불과해 색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디즈니 스튜디오랩과 함께 오는 12월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 학술대회 '시그라프 아시아(SIGGRAPH ASIA) 2024'에서 색 인지 차이에 관한 공동 연구논문도 발표할 계획이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CTO(최고기술책임자) 부사장은 "업계 최고 수준의 고휘도, 무한대의 명암비, 그리고 정확한 색 표현력을 갖춘 LG디스플레이 OLED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