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털썩' 삼성전자, 3Q 영업익 9.2조…'HBM 진전' 희망(종합2보)

비메모리 적자·일회성비용에 DS 영업익 3.9조…4Q 엔비디아 HBM 공급 전망
DX 매출 45조, 영업익 3.4조…"폴더블 진입장벽 완화"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2024.10.3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한재준 김재현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3분기 핵심 사업인 디바이스설루션(DS,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3조 원대에 그치면서 총 9조 183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비메모리 사업부 적자가 지속되고 1조 원이 넘는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다만 최근 수요가 폭증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관련해 5세대 HBM(HBM3E) 제품의 주요 고객사 공급이 4분기 시작되면 향후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9조 1834억 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 1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8% 증가한 79조 897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앞선 분기 매출 최고 기록은 2022년 1분기 77조 7800억 원이다.

영업이익 감소에는 DS 부문의 일회성 비용 등이 작용했다. DS 부문의 일회성 비용은 1조 2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비메모리 적자·일회성 비용에 DS 영업익 3.9조

당초 3분기 영업이익은 앞선 분기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8일 잠정 실적을 발표하기 전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0조 7717억 원이었다.

주력인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영향이 컸다. DS 부문은 매출 29조 2700억 원, 영업이익은 3조 8600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영업이익(6조 4500억 원)보다 40.2% 감소했다.

HBM 호황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7조 300억 원)을 기록한 SK하이닉스와는 대조적이다. 다만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DS부문 이익은 5조 원이 넘고, 비메모리 사업부 적자를 고려하면 메모리 영업이익은 최대 7조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메모리는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해 고대역폭메모리(HBM),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서버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되며 22조 27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HBM 매출 증가 폭은 전 분기 대비 70%를 상회하고 DDR5는 10% 중반, 서버용 SSD 30% 중반"이라며 "결과적으로 고수익 제품 판매에 힘입어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 후반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 분기 대비 재고평가손 환입 규모 축소와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 달러 약세에 따른 환 영향 등으로 이익은 감소했다.

시스템LSI는 매출은 증가했으나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고, 파운드리도 모바일과 PC 수요 회복이 기대보다 부진한 가운데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9조897억원, 영업이익 9조183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실적 버팀목 DX…하만·디스플레이 선방

디바이스경험(DX, 완제품) 부문은 전 분기 대비 개선된 매출 44조 9900억 원, 영업이익 3조 3700억 원으로 실적 버팀목 역할을 했다.

MX(모바일) 사업부는 신제품 출시로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했다. 재료비가 인상됐으나 플래그십 제품 중심의 매출 확대로 한 자릿수 후반의 이익률을 확보했다. 네트워크는 사업자 투자가 축소되고 비수기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VD(영상사업부)는 △네오 QLED △OLED △대형 TV 등 전략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서비스 사업 매출을 확대해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이익이 증가했다.

DA(생활가전)는 비스포크 AI 신제품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하만은 매출 3조 5300억 원, 영업이익 3600억 원을 기록했다.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 확대와 원가 구조 개선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8조 원, 영업이익 1조 5100억 원을 기록했다. 중소형은 주요 고객사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대응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대형은 TV와 모니터의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전 분기 대비 판매량은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다.

3분기 시설투자는 전 분기 대비 3000억 원 증가한 12조 4000억 원으로, DS 10조 7000억 원, 디스플레이 1조 원 수준이다.

올해 연간 시설투자는 전년 대비 약 3조 6000억 원 증가한 56조 7000억 원(DS 47조 9000억 원), 디스플레이 5조 6000억 원)으로 전망된다.

HBM 매출 70%↑…4분기 HBM3E 엔비디아 공급 가능성

삼성전자는 4분기 DS 부문 성장을 전망했다. 특히 HBM 최대 수요처인 엔비디아의 5세대 HBM(HBM3E) 품질검증이 마무리되고 공급이 시작되면 대대적 반등이 기대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주요 고객사 퀄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며 "4분기 중 (HBM3E)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HBM3E 매출 비중은 3분기 10% 초중반 수준으로 증가했다"며 "4분기에는 매출 비중 50%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HBM 공급을 전제로 한 수치로 풀이된다.

또 "D램은 HBM 생산과 판매가 확대되나 DDR5 및 LP(저전력)DDR 생산 증가는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4분기 당사의 비트그로스는 한 자릿수 중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SSD는 서버용 판매 확대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추가로 10% 수준의 증가가 예상된다"면서도 "모바일은 제한적인 수요 성장이 예상돼 전체 낸드의 비트그로스는 한 자릿수 초반 수준의 제한적 증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기존 라인의 공정 전환을 가속해 레거시(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고 선단공정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수익성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로 경쟁력을 준비할 방침이다.

"폴더블 진입장벽 완화 검토…신규 폼팩터 준비"

DX 부문은 수요 약세로 상대적으로 성장 폭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니엘 아라우호 MX 사업부 상무는 "4분기 스마트폰 시장은 계절성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성장하지만, 중저가 시장 경쟁도 심화해 ASP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폴더블 제품과 관련해 "실사용 고객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더 많은 고객이 폴더블을 경험해 보도록 진입장벽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더 강력하고 혁신적인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신규 폼팩터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DX 부문은 프리미엄 제품 혁신을 이어가며 AI 경험의 완성도와 제품 연결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