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장 가동·ESS 진출"…삼성SDI, 캐즘에 중장기전략 대응(종합)

3분기 영업익 1299억, 전년比 72% 감소…캐즘 직격탄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12월 조기가동…GM 합작공장 2027년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일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말레이시아 스름반(Seremban)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고 삼성전자가 12일 밝혔다. 사진은 이 회장이 말레이시아 스름반 SDI 생산법인 2공장을 둘러보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2024.2.12/뉴스1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삼성SDI(006400)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부진)에 3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오는 12월 미국 내 첫 배터리공장이 조기 가동하고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사 설립 등의 성장 기반도 확보한 만큼 중장기적 성장 모멘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129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30일 잠정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0% 줄어든 3조 9356억 원이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4%, 영업이익은 46% 감소했다.

편광필름 사업 매각에 따라 해당 사업 부문의 실적을 반영하지 않은 영향도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편광필름 사업을 포함하면 매출은 4조 2520억 원, 영업이익은 1413억 원이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달 10일 청주·수원 사업장의 편광필름 관련 제조·판매 시설과 중국 내 우시 법인 지분 100%를 1조 1210억 원에 중국 기업에 매각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전기차 성장 둔화로 전지 부문이 큰 타격을 입었다. 해당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6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다. 매출도 같은 기간 31% 줄어든 3조 672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각형 전지의 경우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감소했고, 원형 전지도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감소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다만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으로 활황인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 파우치형 전지도 신규 스마트폰 출시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삼성SDI는 4분기도 이번 분기와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SS용 배터리는 호조를 이어가겠지만 전기차용 배터리 실적이 당장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전기차나 ESS 모두 중장기적 성장을 도모해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JV)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은 올해 12월 조기 가동에 돌입, 각형 배터리 생산에 들어가 내년까지 연산 33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캐파(CAPA·생산능력)를 확대한다.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금액이 4분기에는 크지 않겠지만 내년에는 스텔란티스의 다양한 신차 출시로 SPE 라인이 전부 가동될 수 있어 의미 있는 규모의 AMPC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 공장도 2027년 가동에 들어가 연산 27GWh 규모의 각형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김종성 부사장은 "추후 양사 협의를 통해 36GWh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ESS의 경우 미국 내 신규 생산시설 확보 가능성도 언급했다. 손 부사장은 ESS용 배터리에 대해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기반의 제품을 울산과 중국 시안에서 생산해 대응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LFP(리튬인산철)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LFP 제품을 기반으로 한 해외 진출도 같이 고려하고 있다"며 "해외 거점은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현지 생산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펴는 미국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26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6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모바일 기기 제품 출시에 따른 고부가 OLED 소재의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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