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다 웃는 게 얼마만이냐"…조선3사 13년 만에 동반흑자 눈앞

저가 물량 털어내고 고부가 LNG 선박 수주 늘려…HD한국조선해양 '1조 클럽' 가능
조선3사 모두 흑자 낸 건 2011년이 마지막…"슈퍼사이클에 당분간 실적 우상향 유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한화오션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라탄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연간 기준 13년 만에 동반 흑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발목을 잡은 저가 수주를 털어내고 LNG 운반선 등 친환경 고부가 선박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한 결과다. 선별 수주로 3년치 이상의 일감을 채운 만큼 당분간 흑자 기조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3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010140)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1199억 원이다.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333억 원으로 2015년부터 이어진 연간 적자행진을 마감했다.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된 해양플랜트 드릴십 부실을 털어낸 결과다. 드릴십이란 바다에서 원유와 가스 시추 작업을 수행하는 해양플랜트 설비다. 당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유가가 떨어지자 발주처가 인도를 거부하거나 파산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 호황을 맞아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FLNG(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 등 고수익 선종 비중 확대 효과를 얻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흑자는 3285억 원으로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는 무난할 전망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024년 흑자 전망치는 4736억 원이다.

한화오션(042660)은 지난해 3사 중 유일하게 적자였다. 올해 들어 상선사업부가 고수익 LNG선을 중심으로 실적을 만회했다. 그동안 발목을 잡은 저가 컨테이너선의 비중 축소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3분기 영업이익은 256억 원으로 올해 누적 689억 원이다. 4분기에 '어닝쇼크' 수준의 손실만 없다면 연간 기준 흑자는 유력하다. 마지막 영업이익을 내놨던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오는 31일 실적발표를 앞둔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미 상반기에 5366억 원의 흑자를 냈고 3분기 전망치는 3629억 원이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연간 동반 흑자를 기록한 해는 2011년이 마지막이다. 앞서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2012년부터 실적에 반영됐다. 이후엔 저가 수주 물량이 '조단위 적자'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당시 조선사들은 조단위 적자를 기록했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저가 컨테이너선 물량은 아직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황은 중장기 실적 상향에 긍정적이다. 지난달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해 동기(175.37) 대비 14.56p 증가한 189.96이다.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평균 100으로 놓고 지수화한 지표다.

기업들은 선별적 수주로 안정적인 물량을 늘려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169척(해양 1기 포함), 188억 4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135억 달러)의 139.5%를 잠정 달성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올해 수주액은 각각 54억 달러, 73억 6000만 달러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HD한국조선해양은 3.5년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황으로 단기 실적에 중점을 둘 이유가 전혀 없다"며 "내년까지도 확실한 수익성이 보장되는 선종·계약 선가를 바탕으로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