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TV, 프리미엄군까지 위협적 성장…삼성·LG "콘텐츠로 승부"

TCL 3Q 출하량 20% 증가…미니 LED는 163%나 늘어
삼성전자·LG전자, 자체 OS 경쟁력 확보…中 하이센스도 OS 개발 '추격'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24가 6일(현지시간) 개막했다. 중국 가전 기업 TCL은 'inspire greatness'라는 주제로 대규모 전시관을 꾸렸다. 2024. 9. 6/뉴스1 ⓒ News1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세계적인 수요 부진으로 국내 업체들의 TV 사업이 정체된 사이 중국의 대표적인 브랜드 TCL은 올해 3분기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니 LED TV 출하량은 163% 급증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매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업체들은 하드웨어 판매만으로는 우위를 가져가기 어려운 만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프리미엄 TV 중심 판매와 더불어 스마트TV OS(운영체제) 기반의 콘텐츠 사업을 통해 수익성 제고 중심의 전략을 편다는 계획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TCL은 최근 올해 3분기 TV 출하량이 전년 동기보다 19.7% 증가한 749만 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3분기까지 누적 출하량은 2001만 대로 전년 동기보다 12.9% 증가했다. TV 대형화 트렌드에 따라 같은 기간 65인치 이상 제품의 출하량은 16.8% 증가하는 등 출하된 TV의 평균 크기는 1.3인치 늘어난 51.8인치로 집계됐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군인 퀀텀닷 LED(QLED) TV와 미니 LED TV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1.1%, 162.8% 증가했다.

미니 LED는 LCD의 한 종류로, 크기가 매우 작은 LED를 패널 뒤의 발광체로 사용해 기존 LCD보다 밝기, 명암비 등에서 성능이 뛰어나다. 삼성전자의 네오 QLED TV, LG전자의 QNED TV도 미니 LED TV다.

국내 기업들이 주력으로 삼은 OLED는 뛰어난 화질, 검은색 표현, 높은 대비율 등 장점이 있지만 생산 비용이 많이 든다. 반면 미니 LED는 화질이 우수하면서도 생산 비용은 OELD보다 적다.

중국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미니 LED TV를 생산하면서 올해 2분기 미니 LED TV 출하량이 처음으로 OLED TV를 넘어섰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인 하이센스(17%), TCL(15%)이 LG전자(18%)를 바짝 추격하고 있고, 삼성전자(33%)도 처음으로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이 40%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국내 업체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LG전자(066570) HE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유럽 지역의 판매 및 OLED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2% 증가한 3조7473억 원을 기록했지만, LCD 패널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 영향으로 영업이익(494억 원)은 반토막이 났다. 오는 31일 사업부별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005930)도 예년 수준의 실적이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수익성이 높은 대형 프리미엄 TV 중심 전략을 유지하면서 스마트TV OS 기반 콘텐츠 사업 강화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타이젠OS, 웹OS를 자체 개발했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삼성 TV플러스', 'LG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제조 비용 없이 소비자의 광고 시청 등으로 수익이 발생하고, OS를 다른 제조사에 공급함으로써 추가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안드로이드TV(구글), '로쿠TV'(로쿠), '파이어TV'(아마존) 등의 OS를 주로 자사 스마트TV에 탑재한다. TCL은 로쿠가 자체적으로 출시한 스마트TV의 OEM으로 참여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기도 했다.

다만 OS 기반의 콘텐츠 사업 역시 미국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하고, 중국의 하이센스도 자체 OS인 '비다'(VIDAA)를 개발해 자사 TV 및 다른 브랜드 TV로까지 공급을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S를 탑재한 스마트TV의 비중을 확대하고, OS의 자체 기능도 더 확장할 계획"이라며 "볼륨 존에서도 중국 업체들과 가격 경쟁보다는 무상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서비스나 기능을 확대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