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몽 아니라 예지정비…항공기 결항 막는 대한항공 '신기술'
빅데이터에 AI 접목한 '스마트 MRO'…올해 상반기만 54건 지연운항 막아
동체 외관 점검하는 '인스펙션 드론'도 개발 중…소요시간 60% 단축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대한항공(003490)은 5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여객, 화물, 운항, 정비, 제작 등 항공 전 분야를 운영하며 쌓아온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모든 항공기가 생산하는 데이터는 하루 평균 약 62GB로 하루에만 전자책 6만 3000권이 넘는 분량이다.
과거에는 데이터를 제한적인 용도로만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해 항공기 정비와 연료 수요 예측, 비행경로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한다.
29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결함을 미리 잡아내는 스마트 MRO(유지보수)를 통해 항공기 정비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예지정비를 시작했다. 예지정비란 항공기 부품이나 시스템에 결함이 생길 시점을 예측하고 실제로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정비다. 항공기가 모은 데이터를 토대로 항공기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결함 전조 증상을 파악하는 것이다.
실제로 2024년 상반기에만 예지정비로 항공기 지연 운항을 54건 예방했다. 항공기 부품·시스템 결함으로 인한 결항은 1건, 회항은 4건 예방했다.
또 대한항공은 무인 드론 4대를 동시에 공중에 띄워 항공기 동체 외관을 점검하는 독보적인 플랫폼도 상용화할 계획이다.
정비사가 높은 곳에 올라가 확인해야 했던 작업을 수년 내에는 무인 드론을 띄워 검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2021년 국토교통부의 인스펙션 드론 개발 사업 일환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대한항공이 개발한 인스펙션 드론으로 동체 외관 점검을 수행하면 소요 시간을 60%가량 단축할 수 있다. 관련 기술 보완과 제도 정비를 마치는 오는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인스펙션 드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실제 결함이 발생하기에 앞서 문제를 미리 파악해 항공기 지연 운항과 결항을 예방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대한항공이 자체 개발한 특수 목적 드론과 운용 시스템을 수년 내 상용화해 동체 외관 정비의 안전성과 효율성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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