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사우디 영피플 홀린 기아…"산유국 중동에 전기차 판다"

올해 사우디 판매 도요타·현대차 이어 3위 올라…"여성 운전자에 소형 SUV 인기"
'중동 최대 시장' 사우디서 올해 9년만에 5만대 돌파…"전동화·전략 모델로 2030년 26만대 달성"

NMC 기아의 '제다-킹 압둘 아지즈 로드 쇼룸' 전경.(기아 제공)

(제다=뉴스1) 이동희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소비자들은 기아를 신뢰할 수 있는 일상적인 차량, 내구성이 강한 차량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사우디아라비아 기아 딜러사 관계자)

지난 2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 '제다'(Jeddah). 제다 국제공항에서 홍해를 따라 길게 이어진 왕복 14차선 대로에 위치한 NMC 기아의 '제다-킹 압둘 아지즈 로드 쇼룸'을 방문했다.

NMC는 제다가 속한 메카를 포함한 사우디 7개 행정 지역에서 기아 차량을 판매하는 딜러사다. 이날 방문한 대리점은 제다 최고의 자동차 대리점 중 하나로 스포티지와 K5 등 14대의 차량을 전시하고 있었다.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뿐 아니라 곧 출시할 기아의 사우디 첫 전기차 'EV5'도 전시장에 자리잡고 있었다.

압둘라 알람(Abdullah Allam) NMC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가 사우디 자동치 시장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기아 제공)

쇼룸에서 만난 압둘라 알람 NMC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는 최근 몇 년간 사우디 시장에서 기아의 성장세를 자신 있게 말했다.

기아는 2020년 이후 사우디 판매량을 꾸준히 늘리며 올해 전체 3위 업체로 부상했다. 올해 1~9월 사우디에서 4만 4561대를 팔아 전년 같은 기간(3만 3796대) 대비 약 32% 늘었다. 올해 무난히 5만 대 이상을 판매해 2015년 이후 9년 만에 연간 5만 대 판매를 돌파할 전망이다.

시장 점유율은 7.6%로 도요타, 현대차에 이어 전체 3위다. 지난해 6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 기아는 일본 브랜드인 이스즈(ISUZU)를 제치고 4위를 기록했고, 올해 1~9월 현재 지난해 3위 닛산을 넘어 3위에 올라섰다.

알람 매니저는 "현재 사우디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는 도요타와 현대차, 기아로 한국 브랜드 두 곳이 상위 3위 안에 속해 있다"며 "기아는 특히 B세그먼트(소형)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부문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에게 설명 중인 NMC 기아 '제다-킹 압둘 아지즈 로드 쇼룸' 직원 모습.(기아 제공)

기아는 최근 사우디 판매 증가세 배경으로 △우수한 가격 경쟁력 △젊은 층과 여성 운전자가 좋아하는 스포티하고 세련된 디자인 △차급 대비 넓은 실내 공간 △사후 서비스(A/S)의 높은 접근성 등을 꼽았다.

특히 사우디 정부가 여성 운전을 허용한 2018년 이후 여성 고객 사이에서 쏘넷, 셀토스 등 소형 SUV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쇼룸을 안내한 피라스 알 압둘라 매니저는 "주 고객층은 여성"이라며 "쇼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도 쏘넷과 셀토스"라고 말했다.

사우디의 도로 풍경.ⓒ 뉴스1 이동희 기자

기아는 사우디를 거점으로 삼고 2030년까지 중동 지역 판매를 26만 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사우디는 중동 자동차 판매량의 30%를 차지하는 지역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기아는 1975년 카타르에 브리사 10대를 수출하며 중동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지난해 중동 판매량은 15만 7000대다. 올해 1~3분기 판매량은 13만 1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스포티지(약 2만 1000대)이고, 그 뒤로 페가스(약 1만 7000대), 쏘렌토(약 1만 6000대) 등이다.

기아는 2030년 중동 26만 대 판매 달성을 위해 △전기차 비중 확대 △전략 모델 개발 △보다 쉬운 전기차 경험 기회 제공 △중동 특화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딜러 채널 다각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현재 4개의 전기차 모델을 향후 11개까지 늘려 2030년 중동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며 "현지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 기회를 제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