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부진한데 목표주가 올린다고?…LG전자 실적에 숨은 '미래'

3Q 영업익 전년비 21%↓…발표 후 증권사 한 곳은 오히려 목표가 상향
'주력' 가전 매출 확대로 경쟁력 확인…구독·웹OS 등 사업 다각화 '기대'

LG전자가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 55회 한국전자전(KES 2024)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를 관람객이 더욱 몰입해서 체험하도록 약 900m2 규모 전시관을 극장 콘셉트로 꾸미고 생성형 AI 기반의 AI홈 솔루션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이 'LG AI홈' 솔루션 관련 미디어아트를 감상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2024.10.22/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LG전자(066570)가 올해 3분기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시장에서는 실망감보다 기대감이 우세하다. 주력인 생활가전 사업에서 10% 넘는 매출 증가를 끌어내며 경쟁력을 입증했고, 가전 구독과 웹OS 콘텐츠 사업,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등 사업 구조 다변화가 주목받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LG전자 실적 발표 이후 발간된 증권사 19곳 중 3곳이 목표가를 하향했지만 SK증권은 오히려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나머지는 목표가를 유지했다.

LG전자와 마찬가지로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낸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20개 증권사 중 8곳이 목표가를 하향한 것과 온도차가 있다.

LG전자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어난 22조 1764억 원으로 해당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물류비 상승 등 여파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9% 감소한 7519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4.7%)보다 1.3%포인트(p) 떨어진 3.4%를 기록했다.

전망을 밑도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이 LG전자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력인 생활가전 사업의 경쟁력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 8조 3376억 원, 영업이익 527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1.7%, 영업이익은 5.5%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물류비 상승에도 영업이익 성장을 끌어냈다.

가전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지만 B2B(기업간거래) 냉난방공조(HVAC) 사업과 가전구독 사업의 빠른 성장이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 회사는 구독을 통해 구독 기간 지속적인 매출 발생과 고객들을 묶어두는 '잠금 효과(Lock-In Effect)를 기대할 수 있다.

LG전자 구독사업은 3분기 말 기준 누적 매출 1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고, H&A 본부 내 매출 비중도 20%를 넘었다.

LG전자의 가전 사업 실적은 글로벌 가전 1위 경쟁업체인 미국 '월풀'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월풀은 올해 3분기 매출이 39억 9300만 달러(약 5조 5300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18.9% 감소했다. 특히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매출이 4.3% 감소했다.

SK증권은 "가전 실적은 매출액이 증가하며 물류비용 부담을 상쇄해 기존 추정치를 웃돌았다"며 "IT 수요가 부진하고 일부 가전 시장이 역성장하는 가운데 LG전자는 홀로 성장 중으로, 지역 다변화 생산 안정성과 제품군 다각화(볼륨모델과 하이엔드)가 경쟁사들과 수익성 차별화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TV를 담당하는 HE본부는 3분기 영업이익 4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1% 감소했다. LCD 패널 가격 상승으로 비우호적인 환경에서도 웹OS 콘텐츠 사업으로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삼성증권은 "가전 구독과 웹OS 사업의 영업이익 합산이 올해 5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며 "내년에도 20% 이상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본부는 전기차 수요 부진과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선행 투자 등 연구·개발 비용이 증가하면서 3분기 영업이익 11억 원으로 적자를 겨우 면했다. 전기차 충전과 로봇 등 신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부도 76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대로라면 HVAC, 웹OS 등 중점 사업의 2030년 영업이익 비중은 현재 55%에서 76%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기업 체질이 변화하며 가치가 재평가된다는 LG전자 투자 포인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