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기' 속 故이건희 4주기…이재용, 수원 선영서 '조용한 추모'

이재용 회장, 추모식 거행 전 30분 일찍 선영 찾아…사장단 50여 명도 참석
김승연 한화 회장 조화 보내…이재용, 사장단 오찬 후 메시지 여부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소재 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선영에서 열린 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2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 위기론' 속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4주기 추모식이 25일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등 가족과 삼성그룹 경영진도 선영을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경기 수원시 장안구 선영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의 4주기 추모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겸 삼성글로벌리서치 고문,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 회장 등 유족들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검은색 세단을 타고 유족 중 가장 먼저 선영을 찾았다. 이후 홍 전 관장 등 가족들이 차례로 도착했다.

이에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부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설루션(DS) 부문장 부회장,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부회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부문장 사장 등 현직 삼성그룹 사장단 50여 명은 오전 10시께 선영을 찾아 별도 추도사 없이 헌화와 분향을 하면서 10여분간 고인을 기렸다.

추모식은 오전 11시부터 유족들만 참석한 채 20여 분간 간소하게 진행됐다. 2022년 2주기 추모식에 직접 참석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조화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선대회장보다 10살 아래인 김 회장은 이 선대회장을 '형님'으로 모신 절친한 사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이 회장의 장례식에 참석해 "고인을 친형님과 같이 모셨다. 오늘은 가장 슬픈 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회장과 사장단은 추모를 마친 뒤 경기 용인시 소재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왼쪽부터)과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소재 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선영에서 열린 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2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재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가 유례없는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이 회장이 이날 선대회장 4주기와 이틀 뒤 27일 삼성전자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아 공개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분야에서 경쟁사에 밀리고, 범용 메모리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더불어 중국 기업들의 공급 확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역시 대만 TSMC가 독주하면서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이 조용한 추모를 이어온 점을 고려할 때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다음 달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을 기념해 이 회장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건희 선대회장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에 이어 2대 삼성그룹 회장을 지냈다. 반도체, 휴대전화 사업 등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삼성전자를 글로벌 전자기업으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약 6년 5개월 동안 투병 생활을 하다 지난 2020년 10월 25일 별세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