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고려아연 단숨에 114만원…MBK·영풍 더 사기는 부담

MBK-고려아연 모두 과반 확보 실패…추가 장내매수 대결 가능성에 급등
MBK 공개매수가 83만원보다 30만원 높아져…투자수익 축소 감수할지 주목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고려아연(010130) 주가가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 이후 100만 원을 훌쩍 넘기고 상한가를 기록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필요한 지분을 추가 확대하려는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의 고심도 커졌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24일) 고려아연 주가는 30% 오른 113만 8000원으로 장 마감했다.

당초 50만 원대였던 고려아연 주가는 경영권 분쟁으로 80만 원대로 치솟았으나 양측 공개매수가 끝나면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양측 공개매수에서 확실한 승자가 가려지지 않으면서 '장내매수 후반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한가를 촉발했다.

앞서 고려아연과 우군인 베인캐피탈은 총 3조 2200억 원(주당 89만 원)을 투입해 최소 수량 없이 최대 20%의 지분 물량을 사들인다고 발표했다. 고려아연은 17.5%, 베인캐피탈은 2.5%씩이다. 자사주 공개매수는 지난 23일 종료됐고, 당일 종가는 87만 6000원이었다.

아직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에 청약한 주식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먼저 마무리된 MBK·영풍의 주당 83만 원의 공개매수엔 5.34%(110만 5163주)가 청약했다.

양측 모두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긴 이르다. 현재 기준 우호지분을 포함한 최 회장 측의 의결권 지분은 33.9%다. 여기에 베인캐피탈이 최대 2.5%를 확보한다면 36.4%로 증가한다. MBK·영풍의 지분은 38.5%로 최 회장 측을 근소하게 앞서 있다.

여기에 고려아연이 연내 활용 가능한 기존 자사주(1.4%)를 우호세력과 매각·맞교환하면 우호세력의 손을 빌려 의결권을 추가하게 된다. 국민연금(7.83%)의 표심도 변수다.

이에 MBK·영풍이 장내내수로 지분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아연 주가가 110만 원을 넘어서며 부담이 커졌다. 만일 경영권 확보에 실패하면 손실 혹은 수익금 축소는 불가피하다. 이미 공개매수가를 66만 원에서 83만 원으로 제시해 상당한 이자 부담을 안고 있다.

최윤범 회장 역시 장내매수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최 회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소각 혹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분 맞교환 등 상대측보다 유리한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

일단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시장에 남은 유통 물량은 많지는 않아 보인다. 전날 고려아연의 거래량은 14만 973주로, 전체 상장 수(2070만 3283주) 대비 0.68%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양측 다 과반수 확보를 못 한 상황으로 대비를 충분히 하고 있다"며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모든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