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돼지 가두는 '스톨' 사육…국민 83% 이상 "개선 필요"

어웨어, 농장동물복지 국민인식조사 보고서 발간

스톨에 사육되는 어미돼지 모습(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임신한 어미돼지(모돈) 등 농장동물 복지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적 인식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는 '2023 농장동물 및 어류 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이하 농장동물복지 국민인식조사)'와 '2024 농장동물 복지에 대한 양돈농가 인식조라(이하 양돈농가 인식조사)'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어웨어는 2021년부터 매년 국민 및 양돈농가의 동물복지 인식을 설문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 농장동물복지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어미돼지의 스톨 사육에 대해 알고 있거나 들어본 적 있는 응답 비율은 70.4%로 전년도보다 11.5% 증가했다. 스톨 사육 기간이 감소하면 모돈의 복지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도 83.1%로 전년 대비 3.9% 높게 나타났다.

스톨은 어미돼지 몸 크기에 딱 맞는 철제 우리다. 공장식 축산의 대표적인 사육 시설로 어미돼지는 몸을 돌릴 수 조차 없는 틀에 갇혀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유럽에서는 비인도적인 농장동물 사육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스톨 사육을 금지했다. 우리나라도 오는 2030년부터 농가들이 임신돈을 사육할 때 군사공간을 제공하도록 해 스톨 사육을 제한할 방침이다.

스톨 사육 기간 감소가 모돈 복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 가운데 모돈 스톨사육 문제를 개선하는데 소비자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면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76.6%였다. 추가 지불할 수 있는 비용은 구입가 대비 평균 16.11%로 나타났다.

농장동물 복지 개선에 대한 국민적 요구 및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는 반면 농가에서는 사육환경 개선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돈농가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자돈 생산농장 중 과반수 이상이 스톨 사육시설을 군사시설로 변경하도록 한 축산법 시행령의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2030년 전에 시설 변경 대신 영업을 종료하겠다고 응답했다.

'기간 내 변경할 예정'은 34.5%, '이미 전체 변경함'은 7.3%, '일부 변경했고 기간 내 완료 예정'은 5.5%로 나타났다.

농장주들은 모돈 스톨사육 시설을 군사시설로 효율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행정적 지원과 소비자와 농장주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형주 어웨어 동물복지문제연구소 대표는 "이번 조사를 통해 농장동물 복지 개선에 대한 국민적 요구와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개선되는 제도가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적용, 시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및 축산업계,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농장동물복지 국민인식조사는 지난 2023년 12월 전국 17개 시도 지역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담았다. 양돈농가 인식조사는 올해 1월 전국 양돈 축산업 종사자 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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