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트랜시스 파업 25일까지 연장…현대차·기아, 생산 속도 늦췄다

현대차 울산1공장 1라인 주말 특근 취소…빈 컨베이어벨트 '공피치' 운영
트랜시스 노사 성과급 의견차 평행선…완성차 생산 차질 현실화

현대트랜시스 서산 지곡공장 전경.(현대트랜시스 제공)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현대차(005380)·기아(000270)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가 생산하는 변속기 재고가 줄자 현대차 울산공장과 기아 광주공장 일부 라인의 특근이 취소되는 등 생산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트랜시스 서산지회는 이날 전면 총파업을 25일까지 이틀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8일 부분 파업을 시작한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 11일 전면 파업에 돌입, 보름째 파업 중이다. 전면 파업은 25일까지 연장되면서 파업 장기화에 따른 완성차 생산 차질은 우려가 아닌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은 "25일 이후 일정은 쟁의대책위원회에서 결정한다"고 밝혔다.

현대트랜시스는 서산 지곡공장에서 현대차·기아에 납품하는 변속기를 생산한다. 올해 상반기 변속기 생산량은 195만여개로 하루 평균 1.5만여개의 변속기를 만들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10만개 이상의 변속기 납품이 지연될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 생산라인.(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변속기 재고가 줄면서 현대차·기아는 생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당장 이번 주 토요일(26일) 예정했던 울산1공장 1라인의 주말 특근을 취소했다. 또 이날부터 빈 컨베이어벨트를 돌려 생산 속도를 늦추는 '공피치' 운영을 시작했다. 현대차는 울산1공장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를 생산 중이다. 기아도 이날 광주공장 일부 생산라인 공피치 운영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트랜시스 파업으로 아직 라인이 멈춘 현장은 없다"고 전했다.

업계는 다만 현대트랜시스의 추가 파업이 진행되면 공장 라인 운영 중단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울산1공장 코나뿐 아니라 포터 그리고 기아의 쏘울과 셀토스 등 주요 차종의 변속기 공급 차질로 공장 라인이 멈출 것이라고 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사는 올해 16차례 진행한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연 매출의 2%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절대 수용 불가라는 입장이다. 이 밖에 노조는 주택 구입 지원 자금에 대해선 1억 원 대출에 금리 연 1%, 최대 15년 균등 급여 공제 등을 요구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