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자사주 가처분 오늘 결론…영풍정밀은 공개매수 마감

양측, 가처분 놓고 명분 확보 총력전…"배임 해당" vs "적대적 M&A 대응"
영풍정밀은 최윤범 회장 '방어'로 사실상 결론…MBK측 830주 그쳐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MBK파트너스·영풍(000670)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영풍정밀(036560) 대항 공개매수가 21일 종료된다. MBK·영풍의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단 830주에 그쳐 영풍정밀에 대한 주도권은 무난히 확보할 전망이다.

23일 끝나는 '본게임' 고려아연(010130) 자사주 공개매수도 21일이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MBK·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이날 나오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최 씨 일가가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영풍정밀에 대한 주식 공개매수 응모를 마감한다.

제리코파트너스의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3만 5000원이며, 물량은 최대 551만 2500주(지분율 35.0%)이다. 이를 위해 제리코파트너스는 총 1929억 원을 투입한다.

영풍정밀은 영풍그룹 계열사지만 최윤범 회장 작은아버지인 최창규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고 고려아연 지분 1.85%를 들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의 축으로 꼽혀 왔다. 최 회장 측은 현재 영풍정밀 지분 35.45%, 영풍 장 씨 일가는 21.25%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최 회장 측이 무난하게 영풍정밀 경영권을 방어할 것으로 보고 있다. MBK·영풍의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대한 응모가 830주에 그친 데다 현재 영풍정밀 주가가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가보다 낮기 때문이다. 직전 거래일인 18일 종가 기준 영풍정밀 주가는 2만 2650원이다.

법원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가처분, 21일엔 결정할 것"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한 법원의 판단도 이날 나올 가능성이 높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지난 18일 심문기일에서 "시장의 반응을 고려해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결정하겠다. 21일에는 결정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셈법은 보다 복잡하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에 대한 공개매수 물량이 많아질수록 최윤범 회장 측뿐 아니라 MBK·영풍도 의결권 주식 기준으로 지분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MBK·영풍은 지난 14일로 종료된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5.34%를 모집하면서 총 38.47%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반면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지분 17.5%), 공동매수자 베인캐피탈의 공개매수(지분 2.5%)를 통해 최윤범 회장 측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최대 37.89%로 추산된다. 최 회장 측이 기존에 보유한 지분 33.99%에 베인캐피탈의 목표수량 최대치 2.5%, 처분 가능한 기보유 자사주 1.4%를 합산한 값이다.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사들일수록 의결권 주식 기준으로 양측 모두 지분율이 올라가지만 어느 한 쪽도 과반을 넘기는 힘든 구조다. 이 때문에 지분 7.83%의 국민연금을 비롯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주주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양측은 자신의 지분율을 높이기 위하기보다는 명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법적 분쟁에서의 승소를 다짐하는 상황인 셈이다.

고려아연으로서는 자사주 공개매수로 최대한 많은 주식을 사들여야 MBK·영풍 측의 장내매수를 통한 추가 지분 매입을 저지할 수 있기도 하다.

영풍 측은 지난 심문기일에서 "이번 자사주 매수는 최 회장 개인 이익을 위한 것이고 주주 간 경영권 분쟁에서 회사 자금을 쓴다는 것 자체가 정당화되기 어렵다. 공개매수가 이뤄진다면 채무자들은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고려아연 측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을 재차 제기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이번 공개매수는 외부 세력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응해 회사의 기업 가치와 전체 주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반박하는 한편 "영풍은 이미 본업인 제련업 경영에 실패해 인수가 이뤄지면 신사업이 중단되거나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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